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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연일 주요 관광지 건설 선전…‘코로나 사태’로 완공 지연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고 북한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고 북한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선전매체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주요 관광지 건설 진행 상황을 연일 비중있게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재 조달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당초 계획보다 완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15일 ‘태양절’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연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삼지연시 관광단지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3대 역점 건설사업으로 꼽힙니다. 외화벌이 창구로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닌 관광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겁니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당초 지난해 태양절에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경제난 등으로 두 차례 지연돼 올해 태양절을 완공 시점으로 다시 잡았습니다.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17일 ‘완연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건설자들이 난관을 뚫고 공사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며 내부 공사와 조경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도 올해 심은 수 천 그루의 소나무를 비롯해 현재 건설장 주변에 35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으며, 조성된 녹지면적이 85만여㎡에 달한다고 17일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제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까지 겹쳐 북-중 교역이 크게 위축되면서 건설 자재 조달난이 한층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봉현 기업은행 IBK경제연구소장은 이런 사정 때문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태양절에 맞춰 완공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조봉현 소장] “김정은 위원장이 지시해서 사업하는 곳들이 있는데 이게 제가 알기엔 코로나로 인해서 중국으로부터 물자 조달, 건설 자재 조달 그 다음에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외화난 때문에 제대로 구매를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4월15일 완공은 어려운 것으로, 오히려 더 연기하는 쪽으로 파악을 하고 있거든요.”

조 소장은 설사 문을 열더라도 부분 개장 수준일 것이라며, 상반기 내 모든 시설을 완공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앞서 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직접 참석해 행한 대중연설에서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을 병원 완공 목표로 제시하고 이를 위해 “올해 계획했던 많은 건설 사업을 뒤로 미루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발언 때문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완공도 미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발언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까지 완공을 미루겠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임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핵심 건설사업들은 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하는 상징성 때문에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완공을 내년으로 넘기려 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건설을 통해서 북한 주민들에게 우리가 이렇게 사회주의 문명국가를 잘 만들고 있고 또 주민들의 복지생활, 여가생활 잘 누리게 만들어주고 있다 그런 걸 홍보하는 게 더 중요한 거에요.”

북한 매체들은 또 김 위원장의 지시로 진행 중인 삼지연시 건설 상황도 자세히 전하고 있습니다.

선전매체 ‘메아리’는 18일 삼지연시 건설 3단계에 필요한 물동 수송에서 연일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삼지연시는 관광지와 혁명사적지로 조성되는데 당 창건일인 10월 10일 3단계 공사 완료를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2단계 공사 읍지구 준공식도 열렸습니다. 이후 삼지연시는 군에서 시로 승격됐고 3단계 공사는 1월부터 시작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북한도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북한 매체들이 주요 건설사업 관련 소식을 상세하게 다루는 것은 이를 김 위원장의 치적으로 내세우려는 의도라는 관측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공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도 원산갈마나 삼지연 완공을 당초 계획했던 시점에 대대적으로 선전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경제분야에서 올해 아무런 성과를 낼 수 없는 김정은 위원장이 있지도 않은 내각책임제라는 말을 만들어서 경제는 김재룡과 박봉주에게 떠넘기고 본인은 군 행보나 상징적인 건물, 그건 눈에 띄니까요, 껍데기만 입히면, 이런 쪽으로 올해를 넘기려고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전문가들은 이들 관광지 건설이 마무리되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한동안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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