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wearing masks, attend a vigil for Chinese doctor Li Wenliang, in Hong Kong, Friday, Feb. 7, 2020. The death of a young…
지난 7일 홍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처음 세상에 알린 후 사망한 중국 의사 리원량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중국과 한국은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1, 2위 국가이지만, 보건 당국의 대응은 크게 다릅니다. 전문가들은 투명성과 국제협력,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효과적인 전염병 퇴치에 가장 중요하다며, 북한도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지난 7일 중국 우한에서 숨진 한 의사에게 시선을 집중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리원량. 우한중앙병원 안과과장으로,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해 공개한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리 씨가 경고한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확인하는 대신 그가 거짓 정보를 확산시킨다며 체포했습니다. 

그 후 한 달여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무섭게 확산돼 중국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리원량은 진료하던 환자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사례가 국민의 보건 안전보다 체제 유지를 더 중시하는 권위주의 국가의 실상을 보여준다고 지적합니다.

미국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 ‘인도주의 보건센터’의 코틀랜드 로빈슨 교수는 25일 VOA에, 중국의 부실한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은 지난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빈슨 교수] “I think that when you look at responses from authoritarian states, the question is one, how much transparency is there? And unfortunately, in the case of China, and we've seen this before with SARS, the answer is not enough.”

중국 같은 권위주의 국가의 전염병 대응은 얼마나 투명성을 확보하는지가 관건인데,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북한과 중국의 보건 상황을 수 십 년 간 연구한 로빈슨 교수는 전염병 비상사태에서 격리와 이동, 집회에 대한 규제는 불가피하지만,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막는 것은 대개 사태를 더 악화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염병 상황이 어떤지, 왜 나는 관련 정보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지, 정부의 대응은 적절한지 등 시민은 언제든 자유롭게 정부에 질문할 권리가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정부 조치에 대한 비판이나 제보 등 부정적 정보까지 종합적으로 취합할 때 전염병 대응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홍콩 중국대학의 스튜어트 하그리브스 법학교수는 25일 ‘블룸버그’ 통신에 중국 정부가 부정적 정보를 처벌하지 않고 권장했다면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는 훨씬 더 빨리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권위주의 정부의 전면적 감시와 정보 통제는 국민에게 공포와 불신만 더 키워 전염병 대응을 훨씬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입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정보를 국제사회와 적극 공유하지 않은 채 얼굴인식 등 첨단 감시 기술을 동원해 우한 등 주요 지역 시민들에 대한 감시와 바이러스 추적을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잠복기를 파악하고 신속한 진단기기,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할 때까지 이런 첨단 감시기구들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합니다. 바이러스는 범죄자 추적과 달라 뚜렷한 감염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알 수 없어 차단이 어렵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도 국경을 봉쇄한 채 방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상황을 나라 안팎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관련 정보도 공유하지 않아 위험을 더 키우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북한 전염병 담당 의사 출신인 최정훈 한국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교수는 VOA에, 북한 당국은 전염병을 체제의 안전과 우월성 약화 문제로 보기 때문에 정보 공유를 꺼리고 사실을 조작하거나 은폐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 1980년, 체제와 제도의 우월성 차원에서 전염병이 모두 근절됐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각종 감염병이 계절마다 발생해 주민들이 고통을 겪는다는 겁니다. 

[녹취: 최정훈 교수] “신종 코로나뿐 아니라 북한 내부에서 1년 내내 사계절 발생되고 있는 전염병 상황들에 대해서 WHO라든가 국제사회와 정보를 공유하지 않을뿐더러 대내적으로도 안 합니다. 왜? 체제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에. 사회주의 지상낙원에서 우월한 사회주의 보건 시스템을 훼손한다고 보는 거죠. 그게 문제죠.”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국 보건 당국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은 국제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지난 22일 트위터에 한국 보건 당국이 거의 2만 명에 대해 검사했거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진단 검사 규모와 신속성에서 상당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한국 보건 당국은 최신 진단키트를 통해 몇 시간 만에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매일 인터넷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확진자와 사망자, 발생 장소, 격리 상황을 국민에게 자세히 알리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내 상황을 WHO 등 국제사회와 투명하게 공유하고 있고, 많은 언론은 각계각층의 반응을 통해 정부 대응의 잘잘못을 따지며 개선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 조지 메이슨대학 방문연구원은 트위터에서, 한국 내 확진 사례가 많은 것은 고도의 진단 역량과 언론자유, 민주적인 대응체계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 이런 모든 역량을 갖춘 나라는 극히 소수이기 때문에 언론들이 이런 한국의 강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의 시사 잡지 ‘애틀랜틱’은 24일, 미국은 과거 에볼라 사태 때 44개국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공동 대응을 주도해 성과를 냈지만, 중국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전문가 파견 제의를 거부한 채 공산당 우선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로빈슨 교수는 어느 정부도 전염병 대응에 완벽할 수 없다며, 그러나 국민이 진정한 국가의 주인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때 전염병도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빈슨 교수]  “there's no fundamentally no means to change. what the government is doing, you can't vote them out of office…”

1당 독재를 하는 북한이나 중국 같은 나라는 정부가 아무리 잘못해도 민주국가처럼 투표를 통해 지도부를 교체할 힘이 국민에게 없기 때문에 대규모 피해가 반복된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투명성과 국제 공유, 자원을 주민들의 보건 문제에 우선적으로 배분해 무너진 공중보건 시스템을 복원하는 게 북한에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