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ial of  Korean War veteran who died of the coronavirus disease in Denver
지난 4월 미국 덴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진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장례식이 엄수됐다.

오는 25일은 전장에서 희생된 전몰 장병을 기리는 미국의 현충일, ‘메모리얼 데이’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복무했던 미 퇴역 군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와중에 숨진 전우들을 추모하는 글을 언론에 실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나는 ‘잊혀진 전쟁’의 용사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6.25 한국전쟁 당시 육군 부사관으로 복무했던 솔 와클러 미 투로대 법대 겸임교수가 뉴욕에서 발행되는 ‘뉴스데이’ 신문 21일자 기고문에서 ‘메모리얼 데이’를 앞둔 개인적 소회를 이같이 밝혔습니다.

와클러 교수는 이번에 자신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숨진 한국전 참전 전우들을 특히 더 애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구순을 맞은 와클러 교수는 1970년대 뉴욕주 항소법원장 등을 지낸 원로 법조인입니다.

1950년 6.25 전쟁 당시 한국에 파병되지는 않았지만 생존한 병사들과 함께 군에서 복무했습니다.

와클러 교수는 기고문에서 “팬데믹 기간 많은 참전용사들의 죽음은 ‘동반 질환’에 의한 것이었다”고 표현했습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이전 일부는 전쟁의 상처로 이미 아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한국전에서 약 3만 7천 명의 미군이 전사했고, 약 10만 명의 부상자 중 다수는 총탄이 아닌 황량한 북한 야전의 혹한으로 병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2019년 9월 27일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장진호 전투 영웅 추모행사에 한국전쟁 유엔 참전용사들이 참석했다.

이후 부상자들은 절단, 감염, 피부암 등으로 고통받다 요양원에서 숨졌고, 살아남은 이들은 이제 90세에 이른다고 덧붙였습니다.

와클러 교수는 최근 많은 참전용사들이 숨진 건 단지 고령과 손상된 면역체계 때문 만은 아니었다며, 이들에 대해 소홀했던 코로나 대응 상황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진단장비가 부족해 재향군인 가정이나 시설 노인들은 진단과 격리를 위해선 다른 거주자가 코로나 증상을 보일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는 겁니다.

또 의료진들이 환자의 증상이 폐렴은 아닌지 확인해야 하는 등 대처가 늦어지면서 많은 퇴역 노병들이 진단 결과가 나오는 동안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절반 이상의 보훈 시설에는 근무자들을 위한 마스크와 장갑이 충분하지 않았고, “많은” 것으로 알려졌던 진단장비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2019년 6월 미국 내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6.25전쟁 발발 69주년을 맞아 한국대사관이 마련한 오찬 행사에 참석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와클러 교수는 자신들은 ‘침묵의 세대’로 묘사된다며, 대공황 시절 태어나 경제적 불확실성의 시대에 성장했다고 회상했습니다.

동시에 불황에서 탈출하는 부모들을 보면서 강한 직업윤리를 키웠고, 청년 시절 2차 세계대전의 여파와 희생 등은 격렬한 애국심을 갖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전쟁은 2차 대전과 베트남전 사이에 낀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는데, `침묵의 세대’들이 싸운 잊혀진 전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은 함께 복무한 한국전쟁 참전 전우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재촉된 죽음을 맞은 이들, 사랑하는 이들의 부재 속에 마땅히 누려야 할 군의 예우도 없이 최근 유명을 달리한 이들을 생각한다며, 글을 맺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