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에버라드 전 평양주재 영국대사.
존 에버라드 전 평양주재 영국대사.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입되면 정권의 정당성에 해가 될 것을 우려한다고, 존 에버라드 전 평양 주재 영국대사가 밝혔습니다. 에버라드 전 대사는 3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 대응에 필수적인 환자 접촉자를 찾아내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외국 보건 전문가들을 초청해 모든 지역에의 접근을 허용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에버라드 전 대사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독일은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책 때문에 평양 주재 대사관 임시폐쇄를 결정했습니다. 스위스와 프랑스도 개발협력청 평양사무소와 협력사무소를 일시 폐쇄합니다. 북한과 유럽국가 간 갈등이 표면화 된 것 같은데, 현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에버라드 전 대사) 이것을 갈등이라고 표현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특히 독일대사관은 북한 당국이 취한 격리 조치 하에서는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이런 결정을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외교관들이 건물이나 외교관저에 갇혀 있다면 평양 주재 대사관을 유지하는 것이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북한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 발병이 진정될 때까지 외교관들에게 평양 외곽의 호텔에 머물 것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기자) 하지만 평양의 대사관을 폐쇄한 건 전례없는 조치로 생각됩니다. 현 상황이 북한과 유럽국가들과의 외교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십니까? 

에버라드 전 대사) 저는 이것이 일시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독일 정부는 평양의 대사관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을 문제로 생각한 것 같지만, 이것이 장기적 문제로 이어진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분명 어려운 순간들이 있었겠지만, 이것이 장기적인 문제를 암시하지는 않습니다.

기자) 북한은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과거와는 달리 적극적인 대응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에버라드 전 대사) 북한 정권은 분명히 바이러스에 관해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제가 보기에 그들은 바이러스가 유입될 경우 초래될 수 있는 결과에 관한 국제 전문가들의 평가에 동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 년 간 불충분한 영양 섭취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진 북한 주민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높을지도 모릅니다. 특히 북한이 (2018년 4월에) 새 경제정책을 발표한 이후 정권의 정당성은 사실상 주민들에게 번영과 행복을 제공하는데 달려있습니다. 따라서 바이러스 확산과 경제활동 단속은 분명히 정권이 제시한 목표에 반하는 요소들입니다. 북한 정부가 바이러스 발생 시 초래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매우 불안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북한에 유입되는 경우 초래될 결과가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치∙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어떤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 것인가요? 

에버라드 전 대사) 저는 북한 정권이 발병으로 인한 정치∙경제적 결과에 대해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미 심각한 경제적 결과가 나타났는데, 중국과의 무역이 크게 축소됐습니다. 대부분의 대중국 무역이 발생하는 국경에서 상품을 이동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고 있고, 북한 대외무역의 9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현재의 조치는 북한의 대외무역을 사실상 정지와 가까운 상태로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북한을 위협한다면 저는 북한 정권이 머지않아 시장 폐쇄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북한 경제에 정말 큰 타격을 줄 것입니다.

기자) 정치적으로는 어떤가요?

에버라드 전 대사) 저는 북한 정권이 정치적 영향에 관해 걱정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정권의 정당성은 정권이 (북한 주민에게) 번영을 안겨주는 능력에 크게 기초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가장 처음 주민들에게 말한 것이1990년대 기근 사태가 발생한 '고난의 행군' 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이후 (김 위원장은) 경제적 번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습니다. 만약 이와 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갖기 시작할 것이고, 이것이 정권에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책이 옳은 방향이라고 보십니까?

에버라드 전 대사) 북한은 많은 옳은 대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TV 등 매체에서 캠페인을 통해 사람들에게 손을 씻어야 하고, 먹기 전에 위생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하는데, 이것은 다른 정부들이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바이러스 학자들도 이것이 옳은 방안이라고 말합니다. 다만, 저는 북한 정부가 주민들에게 권고사항을 알렸느냐의 문제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바이러스 의심환자나 확진자를 보고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또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전문가들은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찾아내고, 전체 접촉자들에 대해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데 필수적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자) 북한이 현재 취하는 조치 외에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대응책이 무엇이 있을까요? 

에버라드 전 대사) 북한 정권이 세계보건기구에 자국의 모든 지점에 완전한 접근을 부여하고, 확진자가 있는지 그리고 이들을 위한 대책들을 살펴보기 위해 필요한 전문가들을 초청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는 비록 특정한 핵심 지역에 접근할 수는 없지만 북한에 꽤 큰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보안 당국은 여전히 많은 외국인들이 입국하는 것을 꺼리고 있습니다. 1990년 대기근이 발생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북한 보안 당국은 차량을 타고 다니며 음식을 나눠주는 사람들이 외국 정보원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바이러스 발병 억제에 변화를 가져올 만한 규모의 외국인 보건 전문가 입국을 허용하는 것을 매우 꺼릴 것입니다.

기자) 북한 정권의 특성상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기 위해 완전한 접근을 허용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기 위해 국제사회와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요? 

에버라드 전 대사) 북한이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질병 확산을 늦추는데 필요한 실험용 시약, 항상제, 장갑, 적절한 마스크를 국제사회가 제공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북한이 이미 일정한 도움을 요청했지만, 추가적인 도움을 요청한다면 좋겠습니다.  물론 어떤 방식으로 자금이 조달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우리는 북한에 기부된 많은 돈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최근 몇 년 간 기부자 피로현상이 커지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물론 과거에 타협이 이뤄진 사례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외국 기관들이 북한의 일부 지역에서 상당히 효율적으로 식량 지원과 분배를 할 수 있었던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특징은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으려면 정말 모든 지역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 전문가들이 접근하지 않은 지역은 그들이 떠난 이후 질병 발생 집중지역으로 변모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북한 당국이 완전한 접근을 허락하는 것을 매우 꺼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존 에바라드 전 평양 주재 영국대사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북한 당국의 조치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지다겸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