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무국회의를 주재했다고 관영매체들이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무국회의를 주재했다고 관영매체들이 전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주 사이에  두 차례나 신종 코로나 관련 당 회의를 주재한 것은 현 상황의 중대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개성 지역의 방역 강화를 통해 대남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는 분석도 제시됐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6일, 김정은 위원장이  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회의에서 개성지역 주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한 식량과 생활보장금 특별 지원을 결정하고 실행을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김 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소집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방역 수위 강화를 논의한 지 11일 만에 열렸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정무국 회의의 결정은 북한이 코로나 상황을 얼마나 중대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6일 VOA에, 당 중앙위 정무국에서 발표된 조치들이 ‘상당히 긴급하고 광범위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 당국이 코로나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한 사람이 개성시에 도착한 것보다 훨씬 큰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The only thing I can say with some degree of certainty is that the measures announced by the EPC (Executive Policy Council) are quite urgent and broad in scope, suggesting that the DPRK is dealing with a much bigger problem than the arrival on its territory of a single person who may or may not have COVID-19.” 

전문가들은 북한이 광범위한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책 발표를 통해 전달하려는 대내적 메시지에도 주목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북한 당국이 관련 사안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심각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민들에게 전달하려고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이런 대응이 북한을 제외한 외부 세계가 매우 위험한 곳이라는 북한의 선전과도 연관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고위급 회의를 개최함으로써 북한은 안전한 곳이고, 정권은 국민을 보호하고 있다는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한다는  겁니다. 

[녹취: 고스 국장] “By having these high-profile meetings, it really kind of validates the narrative that North Korea is a safe place and the regime is protecting people. So, I think that is why they have to make a big deal out of it at least internally.” 

중앙정보국 (CIA) 출신의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김 위원장이 최대비상체제 전환 등의 대응을 통해 지도자로서 바이러스 억제를 위해 신속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이 재입북한 탈북민을 공개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의심자로 지목한 것은 체제 안정 유지와 연관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수 김 분석관] “I think a policy implication [has to do with] regime stability. Kim wants to avoid any sort of attribution to him and his failure as a leader. So, one way to do that is to again conveniently point fingers at the South. It helps him deflect blame.”

김 위원장이 코로나 관련 책임을 지는 것을 피하는 방법 중 하나는 한국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는 겁니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바이러스 사례를 인정하기 위한 사전 준비를 하는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 정책국장은 북한이 1월부터 적극적으로 코로나 경계 태세를 취하며 대응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개성의 경우, 코로나 환자가 있다는 사실을 불가피하게 인정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점이 흥미롭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Kim Jong Un and North Koreans have been very proactive and announcing their vigilance against COVID-19, even back since January. But the Kaesong case, it is interesting because it seems to be setting up for the inevitable admission that North Korea actually has COVID-19.”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남북 경협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이 위치하고 있던 개성시를 의도적으로 지목했으며, 이를 통해 대남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수 김 정책 분석관은 한국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고스 국장은 한국과 거리를 두려는 북한 당국의 전략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의심자에 대한 대처를 통해, 북한 당국이 스스로 바이러스에 대응할  충분한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또 한국을 가능한 바이러스 감염 근원지로 지목함으로써 한국과의 거리를 두는 김 위원장의 결정을 정당화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의 전염병 대응 전략과 의료체계 발전 정도를 고려했을 때 북한의 광범위한 대응이 타당하다는 의료 전문가의 평가도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 국제보건학을 가르치는 박기범 재미한인의사협회 북한 담당 국장은 북한은 개성 지역 안의 모든 사람들을 검사할 역량과 충분한 진단 키트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현재 실행하고 있는 대책은 지역 봉쇄, 물리적 거리두기, 격리 등 소위 낮은 기술 수준이지만 매우 효과적인 ‘공중 보건 개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박기범 국장] “What they are doing is what we call low-tech but highly effective public health intervention, namely lockdown, physical distancing, quarantining. These things are highly effective. The virus cannot transmit to another person when these measures are implemented strictly.” 

박 국장은 북한 당국이 의료 체계와 치료 역량을 증진하며 바이러스 유입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전략과 외부에서 과민 반응이라고 간주할 정도의 대책을 취함으로써 바이러스 유입을 ‘예방’하는 전략 등 두 가지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