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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신종 코로나 여파로 군사비 줄여 경기 부양


하늘에서 바라본 미국 국방부 청사 (자료사진)
하늘에서 바라본 미국 국방부 청사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많은 나라가 군사비를 축소해 민생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이런 흐름에 동참한다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방부는 올해 초 2021 회계연도 국방 예산으로 7천 50억 달러를 의회에 요청했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는 가운데, 많은 전·현직 국방 관리들은 국방 예산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매튜 도노반 국방부 인사-준비태세 담당 차관은 최근 한 행사에서 “앞으로 국방예산의 증가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마도 잘못된 판단일 것”이라며 실질 증가율이 향후 5년간 0%로 유지돼도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노반 차관] “We saw that the flat line of the budget at zero 'real growth' coming into this and I think if we could keep zero real growth over the next…

군사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국방 예산은 축소 가능성이 높고, 2만 개에 달하는 미 방산 업체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미 국방비는 정부 전체 예산의 6분의 1로, 보건과 교육, 다른 재량예산(discretionary spending)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습니다.

스웨덴의 민간단체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전 세계가 지난해(2019) 지출한 국방비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9천억 달러이고, 이 가운데 미국은 38%로 압도적 1위입니다.

미국 뉴욕의 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산 여파로 한산한 모습이다.
미국 뉴욕의 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산 여파로 한산한 모습이다.

이 단체의 군비 전문가인 난 티안 연구원은 최근 워싱턴의 스팀슨센터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국제사회의 군비 지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티안 연구원] “What we can expect is that spending [is] really going to decrease.”

유럽의 많은 나라가 국방비를 이미 줄이고 있고, 많은 나라가 국내총생산(GDP) 감소에 따라 군사비와 비군사비 사이의 예산 재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 정부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타격 이후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면서 국방비를 두 차례에 걸쳐 1조 7천 736억원, 미화로 14억 달러를 감액했습니다.

이는 올 국방예산 50조원, 미화로 413억 달러 가운데 3.6%에 해당하는 겁니다.

인도네시아도 5억 8천800만 달러, 태국은 5억 5천 500만 달러의 국방비를 감액했으며, 베트남 등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예산 조정 압박을 받고 있다고 ‘AP’ 뉴스와 현지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세계 군비 지출의 14%를 차지하는 중국만이 거의 예외적으로 지난 5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에서 올해 국방예산을 6.6% 늘려 1조 2천 680억 500만 위안, 미화 1천 867억 달러로 올려 국제 추세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6%로 전망하며 신흥·개발도상국의 경제 취약성, 교역 위축을 우려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제난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과도한 군사비를 줄여 보건 등 민생 확충에 투입할지 관심사라고 지적합니다.

군사훈련을하는 북한 군인들(자료사진)
군사훈련을하는 북한 군인들(자료사진)

미 국무부의 ‘2019 세계 군비 지출과 무기이전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연평균 국내총생산(GDP)의 23.3%를 군사비에 지출해 GDP 대비 군비 지출 1위 국가입니다.

한국 고려대학교의 북한 전문가인 남성욱 교수는 VOA에, 북한이 군사비를 최근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대규모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투입한다면 매우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남성욱 교수] “군사비를 줄여서 사회문화비로 돌려 병원을 짓는다면 굉장히 긍정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사회문화비에서 재정을 조달해 병원을 짓는다면 기존 사회복지비를 줄여 병원을 짓는 것이기 때문에 제로섬입니다. 김정은의 비자금을 풀어서 이것을 짓는다면 그야말로 더욱더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조지타운대학의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VOA에, 북한 당국이 군사비를 줄여서 인민들의 보건 복지와 경기 부양책으로 활용한다면 반가운 일이겠지만, 과거와 현 상황을 볼 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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