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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국제 난민 위기, 탈북민들도 최악 상황”


지난 3일 터키-그리스 접경 에디르네에서 담요를 두르고 있는 난민.
지난 3일 터키-그리스 접경 에디르네에서 담요를 두르고 있는 난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많은 나라가 국경을 봉쇄하면서 난민 수 천만 명이 위기에 처했다고, 국제 난민기구들이 경고했습니다. 중국 내 탈북민들도 석 달째 발이 묶이면서 최악의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기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취약한 국제 난민과 강제이주민들의 권리 보호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유엔 국제난민기구(UNHCR)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이주기구(IOM),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31일 발표한 성명에서 전 세계 난민과 강제이주자 7천만 명 가운데 4분의 3이 보건시설이 열악한 개발국에 체류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성명은 난민촌과 구금시설의 열악한 환경과 국경 봉쇄로 인해 난민의 권리가 침해되는 상황을 우려하며, 각국이 자국민뿐 아니라 난민들에게도 예방과 검사, 치료 등을 제공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인도주의단체 ‘국제 난민’(Refugee International)도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전 세계 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대부분 나라가 자국민 보호에 집중하면서 국내정치적 박해와 내전 때문에 강제로 이주할 수밖에 없는 난민과 망망 신청자, 국내 피난민들이 보호를 받기 힘든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는 겁니다

이 단체는 난민들이 체류시설의 열악한 환경으로 바이러스 전염에 매우 취약하고 의료 보건과 정보 접근이 힘들며, 국경 폐쇄로 이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 갈등-보건연구소(Conflict and Health Research Group) 리처드 설리번 소장은 VOA에, 많은 난민이 비좁은 난민촌에 빽빽이 머물고 있기 때문에 전염을 차단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설리번 소장] “Many of these refugees are often packed very tightly into camps. And that makes a big difference to transmission,"

게다가 난민들은 대개 영양 부족으로 면역력도 약해 전염병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에 우려가 크다는 겁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지난주 성명에서 난민과 폭력 충돌로 강제이주된 사람들은 두 배로 취약하다며 보호를 촉구했습니다.

[녹취: 구체흐스 총장] “Refugees and others displaced by violent conflict are doubly venerable

탈북 난민들의 상황도 매우 위태로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탈북민 구출 지원단체인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는 1일 VOA에, 북-중 국경 봉쇄로 북한 탈출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고, 중국 내 탈북민들의 상황도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거의 석 달째 국내 성과 도시 간 특별통제 조치를 유지하면서 탈북민들이 전혀 이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탈북민 문제가 굉장히 심각해지고 있어요. 조금만 기다리면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한두 사람 모인 게 지금 30여 명이 이동하면서 잠시 들리는 작은 안가에 있어요. 그 조그만 구석에 30명이 몰려있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요.”

김 목사는 다른 단체들이 보호하는 탈북민들을 합하면 적어도 100~200명은 될 것이라며, 바이러스 우려와 심리적 공포가 탈북민들에게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감염도 그렇지만,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공포심이 있잖아요. 그게 더 두려운 거죠. 탈북민들이 거의 몸에 칼이나 쥐약 같은 것을 준비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이들은 붙잡히면 차라리 독약을 먹고 죽는다든지 손목을 그어 자해해서 동맥을 자른다든지 가다 잡히면 죽겠다..”

다른 탈북 지원단체 관계자도 VOA에, 유엔난민기구가 난민 보호를 촉구하고 있지만 중국이 탈북민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의료 등 아무런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군대를 동원해 중국 국경 지역을 철저히 경계하고 있어서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탈북민들의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재원도 고갈되고 있다며, 중국이 통제 조치를 완화하기만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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