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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 등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예방 집중…국경 폐쇄한 북한과 대조


중국 우한에서 철수하는 미국 영사관 직원 등 미국인들을 태운 전세기가 지난 29일 캘리포니아주 마치에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중국 우한에서 철수하는 미국 영사관 직원 등 미국인들을 태운 전세기가 지난 29일 캘리포니아주 마치에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을 잇는 모든 항공기와 열차 노선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은 그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도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다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1월 31일부터 북한과 중국을 잇는 모든 항공기 운항과 열차 운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한국과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운영도 잠정 중단키로 했습니다.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사실상 국경을 잠정 폐쇄한 겁니다.

북한이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의료 보건 역량이 취약한 상황에서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위기감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신곤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는 앞서 VOA에, 북한에 한번 바이러스가 유입되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김신곤 교수] “기본 의료보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서 문제가 생겼을 때 케어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북한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죠.”

반면 세계 다른 나라들은 국경 폐쇄라는 극단적인 조치 없이도 자국민들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다각적인 조치들을 취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 아래 자국민 철수와 국경에서의 감염병 유입 차단 조치, 검진과 격리 치료 강화, 방역 지원과 백신 개발 등의 대처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미국은 지난 28일 발병 사태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자국민을 철수시키기 위해 전세기를 투입한 데 이어 다음달 3일 전세기를 추가 투입할 예정입니다.

검진과 방역 조치도 미 질병통제본부(CDC)와 보건복지부(HHS) 통제 아래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 질병통제본부 로버트 레드필드 본부장은 30일 기자회견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연방정부 기관과 주 정부, 보건 단체와 협력해 공격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레드필드 본부장] “Our goal is the ongoing us Public Health Service response is to contain this outbreak and prevent sustained spread of this virus in our nation. This is why our response here domestically has been aggressive. This is why we're working with all our government partners and our state, local, tribal and territorial public health groups to address this outbreak.”

검진과 치료뿐 아니라 질병에 대한 근본적 의료 대응 방안 개발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험 대응방안(Critical Actions)을 공표하고, 관계부처와 의약품 개발업체, 국제 협력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단과 치료, 완화, 예방에 필요한 의료제품의 개발과 공급이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 국립보건원(NIH)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시작했으며, 3개월 내 임상 시험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거나 인접한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공항과 항만을 중심으로 국경에서의 감염병 유입 차단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등 중국 노선이 있는 주요 국제공항과 항만에 검역을 크게 강화했습니다.

또 30일 1차로 전세기를 띄우고 현지에 머무르고 있는 교민 약 720여 명 중 절반인360여 명을 먼저 송환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도착 직후 각각 충청남도 아산과 충청북도 진천에 마련된 임시 시설에 격리 수용돼 증상 여부에 대한 추가 검진을 받을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로 현재 봉쇄 상태인 우한 지역의 방역과 치료 지원을 위해 의료용 마스크와 방호복, 보호경을 비롯해 약 10만 개의 의료구호 물품과 총 500만 달러 상당의 긴급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일본은 자국민 200여 명을 태운 전세기가 29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으며, 이들 중 일부 이상 증세를 보인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을 귀가 조처하거나 정부가 제공한 숙소에 머무르게 하면서 2주간 검진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럽 지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늘면서 유럽연합(EU) 차원의 공식 대응이 나왔습니다.

유럽연합 보건식량안보국은 30일 성명을 통해, 현재 프랑스와 독일에서 각각 4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며, 8명 모두 프랑스와 독일의 특수 전염병 치료 담당 기관에서 정밀 검진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 회원국의 보건 담당 관료들과 총 3번에 걸쳐 대응 전략 회의를 했으며, 조기 경보와 대응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실시간 교환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유럽연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 당국과의 긴밀한 협조 아래 감염병 대유행에 대비한 비상 자금 지원 등 추가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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