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북한 평양에서 버스 승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북한 보건 부문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작업을 하는 사진을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5일 공개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국경을 사실상 봉쇄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관광산업 등 전반적인 북한 경제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 선박들의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아태 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 자료에는 지난 한 달 간 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이 2척으로 나와있습니다. 

예년에 비해 숫자가 크게 줄어든 점이 눈에 띄지만, 검사를 받은 곳이 모두 러시아 항구라는 점도 주목됩니다. 중국으로 향하는 선박이 그만큼 적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선박의 운항이 줄어든 건 위성사진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됩니다. 

최근 VOA는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의 주요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이 이전에 비해 크게 줄고, 일부 석탄 항구들에는 선박들이 아예 정박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선박의 운항이 줄어든 시기는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으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한 시기와 상당 부분 겹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북한 선박의 운항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이처럼 한 달 가까이 국경 봉쇄가 계속되면서 관광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2일 외국인들의 입국을 불허한 데 이어, 25일을 끝으로 고려항공의 모든 노선에 대한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북한을 오가는 또 다른 항공사인 ‘에어 차이나’도 다음달 말까지 예정됐던 모든 항공편을 취소하면서,당분간 외국인들의 북한 방문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앞서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제재로 인한 북한의 외화 적자를 외국인 관광 수입과 해외 북한 노동자들의 송금액 등으로 메우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모두 국경 봉쇄로 타격이 불가피한 분야들입니다. 

최근 북한은 연례적으로 진행해 온 ‘평양마라톤’ 대회를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경제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2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단기는 물론 장기적 관점에서도 북한의 관광산업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So the tourism won’t jump back up...”

브라운 교수는 일반적으로 관광산업은 회복이 느리다며, 따라서 이번 사태가 진정된다고 해서 곧바로 관광객 수가 회복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밖에 원산 해변가에 대규모로 건설 중인 ‘원산갈마 해안관광 지구’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오는 4월 `태양절’이 완공 목표일로 제시됐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당분간 정상 운영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조선중앙TV’ 보도 내용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그 무엇에 쫓기듯 속도전으로 건설하지 말고, 공사기간을 6개월 간 더 연장해 다음해 태양절까지 완벽하게...”

관광뿐 아니라 북한의 수출입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북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북한은 지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SARS)와 2014년 에볼라 사태 때도 국경을 폐쇄했었고, 그 결과 교역량이 크게 줄어든 바 있습니다. 에볼라 사태 당시엔 북한이 국경을 폐쇄한 2014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액이 전년 대비 최대 35% 줄었습니다.

또 사스가 한창이던 2003년엔 당시 400%까지 치솟던 대중국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국경 지역 밀수를 포함한 ‘비공식 무역’과 장마당 등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활경제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북한 내부의 물가 변동 추이를 주시하는 일부 언론들은 최근 북한의 유류 가격이 인상됐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 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 급등은 해당 유류의 비축량이 부족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북한 정권이 장마당의 ‘쌀값’에 대한 통제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브라운 교수는 “이런 상황은 자칫 시장에서 쌀이 자취를 감추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전염병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가 북한 주민들의 실생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태가 북한 경제에 단기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이 통제되고 사람들이 정상적이고 안전한 경제 활동에 확신을 갖기까지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가 남아 있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