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ident Donald Trump, accompanied by Vice President Mike Pence, speaks about the coronavirus during a news conference in th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난달 29일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북한이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한 국경 봉쇄 조치를 취한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북한은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국가 존망’과 관련된 중대한 문제라며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VO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북한의 대-내외적 움직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를 살펴보는 두 차례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올해 북한의 셈법에 미치는 영향과 전망에 대해 알아봅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해 연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주관한 당 전원회의 결과 보도에는 '새로운 길’의 구체적 지침으로 보이는 ‘자력’이란 단어가 23번, ‘정면 돌파’가 22번 반복됐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당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이같은 내용을 사실상 올해 북한의 대내외 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것이 북한의 대내외 정책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은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에 취약하다는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항하고 이를 억제하기 위한 미국과 국제적인 지원 보건 기구들의 노력를 강력히 지지하고 격려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공식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전무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문제 등을 집중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9일 전했다.

미 전문가들 “미-북 대화 영향 미미…핵 포기 불가 고수” 

클링너 선임연구원 “새로운 길 방향성은 그대로 유지” 

대다수 미국 전문가들은 일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수가 교착 상태에 있는 미- 북 간 비핵화 대화에 별다른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VOA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국무부의 인도적 지원 제안 방식은 대화채널을 열면서 체면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측면이 있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선임연구원] “I think Corona Virus and the way that the State Department has handled, it has done in a way of manner that provides North Korea with a face saving opportunity to open dialogue channel but we haven’t yet seen the North Koreans grasp it.”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강조하고 있는 `새로운 길'은 단순히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 클링너 선임연구원] “They are rejecting potential economic benefits from the West because they’d rather emphasize self-isolation as well as maintaining their nuclear program.” 
 
따라서 비핵화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가 여전히 큰 상태에서는 북한은 계속 같은 방향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북한은 핵무기를 체제생존을 위한 필수적 요소로 보기 때문에 북한 내 바이러스 감염 확산 여부와 비핵화 협상은 분리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don’t see anything happening in terms of Corona Virus or the pressures that might derive from the spread of that diseases as changing North Korea’s reliance on nuclear weapons for maintaining its independence.”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미국의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수에도 미-북 관계는 그대로 교착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변수로 ‘친서 교환’ 등 대남 정책 변화 감지 

스나이더 선임연구원 “새로운 길 일시 조정…전략적 유연성 고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수가 대두되기 전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북 회담 성사 뒤 한국에 대해선 비협력적 태도로 일관한 ‘통미봉남’ 전략을 올해도 그대로 고수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연말 당 전원회의 결과 보도에서도 ‘남북관계’는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포함한 다양한 남북 협력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곧바로 청와대를 겨냥한 김계관 외무상 고문 명의 담화를 통해 “미-북 정상 간 대화에 끼어드는 것은 주제넘는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국경마저 봉쇄했고, 이에 따라 ‘자력갱생’에 집중하려던 경제노선에 큰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북한은 바이러스 확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2월까지 금강산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는 요구를 당분간 연기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또 지난 5일 한국 청와대는 올해 첫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한국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친서 교환으로 교착됐던 남북 협력 재개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북한 신의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화물열차에 소독액을 뿌리는 모습을 4일 북한 관영 매체가 공개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그동안 위기나 취약한 순간에 직면하면 유연해 보이는 쪽으로 일시적인 전술적 조정을 취했다가 자신감을 되찾으면 유연성을 잃는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선임연구원] “Usually what happens when North Korea faces a moment of crisis or vulnerability is that they make temporary tactical adjustments that look flexible but then after they regain confidence their flexibility kind of starts to dissipate. But even if it happens I think we have to be very cautious about predicting the turning point. It might just be a pause.”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수가 북한이 당초 제시한 ‘새로운 길’에 따른 지침의 일시적 수정을 고려하는 계기가 됐을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 “미-한 동맹 분열 의도 경계해야”

세이모어 전 조정관 “4월 한국 총선 셈법 반영”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남북 관계에 새로운 동력을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미국과의 조율 없이 독단적 대북 지원에 나설 경우를 노린 동맹 균열책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룩스 전 사령관] “Seeing whether South Korea is ready to engage in North South related matters despite the United States is a pressure on South Korea to be more independent from the United States and that creates challenges in Washington…I would view it as not a new calculation but a new tactic on the same calculation which tries to focus on North-South Matters independent of the United States.”  

그러면서 이 경우 ‘새로운 길’에 대한 셈법 변화가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한국을 분리시키려는 기존의 셈법에 기초한 ‘새로운 전술’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문제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보수 야당에서 제기되는 상황에서, 남북 정상 간 유대가 끈끈하다는 점을 다시 부각시켜 집권여당이 다음달 치러지는 4월 국회의원 선거에 유리하도록 유도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Kim Jong Un does not want to help the conservatives do well in the National Assembly election on April 15th. So by sending a friendly letter to Moon Jae in, he is hoping to strengthen the argument of the Progressives that Moon Jae In’s policy toward North Korea has had some positive benefits.” 

지난달 28일 북한 평양의 한 백화점에서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한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 차단이 당분간 `새로운 길'의 핵심인 북-중, 북-러 고위급 교류에도 큰 장애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순방 연기 가능성 등을 사례로 들며, 이는 북한뿐 아니라 다른 역내 아시아 국가들에도 해당되는 사안이고 당장은 불행한 일이지만 실용적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인도적 지원 명분으로 향후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할 개연성은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단거리 발사체 발사 뒤 한국 항의하자, 청와대 겨냥 비난 성명 

브룩스 전 사령관 “내부 동요 주의 분산…대화 재개 고도 셈법” 

한편, 북한군은 최근 선제타격 훈련과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감행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최근 단거리 발사체와 관련해서는 “내놓을 반응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한국이 항의하자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 1부부장이 직접 청와대를 겨냥해 비난 성명을 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북한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선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내부 문제로부터 외부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Demonstrating strength now so they can turn toward the opposite direction to concentrate on their domestic issues is not surprising. That is a common tactic...”  

그러면서 김여정의 비난 성명 뒤 곧바로 이어진 김 위원장의 서신은 강경한 입장을 표명해 체면을 살린 뒤 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고도의 셈법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과 일본 등을 겨냥한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한 군사적 도발 셈법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

아웃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북한의 대내외적 움직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를 살펴보는 VOA기획보도, 오늘 순서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