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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OPEC+ 원유감산 합의


사우디아라비아의 쿠라이스 석유시설. (자료사진)
사우디아라비아의 쿠라이스 석유시설.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세계 주요 산유국들이 최근 대규모 감산에 합의했습니다. 하루 생산량의 10분의 1을 줄이는 내용인데요. 이로써 ‘유가 전쟁’이 끝나고, 폭락세를 지속하던 국제유가가 안정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합의 과정을 미국이 중재했는데요.

“하루 970만 배럴 감산 합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여타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가 대규모 원유 감산에 전격 합의했습니다. 이로써 최근 지속된 ‘유가 전쟁(oil price war)’이 막을 내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주요 매체들이 평가했는데요.

얼마 전부터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중동 산유국들과 러시아 측은 가격 인하와 증산 예고 등을 통해 유가 전쟁을 벌여왔습니다.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락했는데요.

유가는 지난달 초부터 약 40% 폭락해, 1970년대 초 ‘오일쇼크' 전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사우디와 러시아 사이 감산 합의가 불발되자, 사우디가 생산량을 늘려 러시아를 압박했고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는데요.

러시아는 그런 상황에서도 생산량을 유지하는 쪽으로 버텼습니다. 저유가를 감수하고라도 미국의 셰일 산업에 타격을 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시장에서 나왔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겹치면서 유가 하락은 지속됐습니다. 각 나라의 경제 활동이 사실상 멈춰, 공장 가동과 자동차ㆍ 철도ㆍ 항공 이용이 급감했기 때문인데요.

기름 수요가 빠르게 줄다 보니 가격을 지탱할 여력이 없어진 겁니다.

결국 OPEC+는 12일 긴급 화상회의를 통해, 다음 달부터 6월까지 두 달 동안 하루 97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적극 환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12일) 트위터를 통해, OPEC+의 결정을 적극 환영했습니다. “미국의 에너지 분야 일자리 수십만 개를 살려줄 커다란 합의”라고 평가했는데요.

특히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I just spoke with the president of Russia, Vladimir Putin, and the king of Saudi Arabia, king Salman….”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들 두 지도자와 통화하고, 양측의 협상을 중재했다고 지난 9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밝혔는데요.

양측이 주도한 유가 전쟁이 미국의 에너지 산업에 어려움을 주는 상황이었습니다. 미국 에너지 산업은 셰일(shale) 가스가 중심인데요. 셰일 가스는 추출하는 데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산비가 많은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 다른 산유국보다 미국이 큰 피해를 보는 구조인데요.

“멕시코의 반발”

감산 합의 과정이 쉽진 않았습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 방향에 원칙적으로 뜻을 모은 뒤로도, 멕시코가 감산 분담량을 너무 많이 받았다며 반발했기 때문인데요.

멕시코에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행정부 출범 이후, 대대적인 경제 활성화 대책을 진행중입니다. 그 중심에 에너지 산업이 있는데요. 이 와중에 대규모 감산을 진행하면, 국영석유회사 ‘페멕스(PemexㆍPetróleos Mexicanos)’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멕시코 당국은 우려했습니다.

싼값에라도 계속 원유를 생산하고 내다 팔아야, 이 회사가 이끄는 멕시코 에너지 산업이 규모를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 경제를 지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페멕스는 본사에만 12만 명이 넘는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고, 협력업체 인원까지 합치면 수십만 명이 관련된 회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이같은 멕시코 측의 우려에 대해서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에 나섰습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별도로 통화하고, 합의에 참가할 조건을 제시했다고 지난주 백악관 브리핑에서 밝혔는데요. 멕시코에 할당된 감산량 일부를 미국이 감당하고, 추후 보상받는 형식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nd Mexico is committing to do 100,000 fewer barrels. President [Lopez Obrador] and I spoke last night. We have a great relationship”

“멕시코가 일단 10만 배럴 추가 감산을 진행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전체 감산량이 1천500만 배럴에 이를 수도 있다”고 트위터에 적은 바 있습니다. 이번 OPEC+ 합의 직후, 로이터통신은 “앞으로 미국이 참여하면, 하루 1천500만 배럴 감산 효과가 난다”는 사우디 관계자의 말을 전했습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감산량이 2천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다시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미국 에너지산업 보호 목적”

미국이 이처럼 국제 유가를 지지하려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셰일업계를 비롯한 국내 에너지산업을 보호하는 목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에너지 분야 일자리 수십만 개를 살려줄” 것이라고 이번 감산 합의를 평가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데요.

1990년대 초반에도 미국의 알래스카산 원유가 국제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유가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셰일가스 추출 기술이 상용화된 2010년대 ‘셰일 혁명’ 이후, 미국은 세계 제1의 산유국이 됐는데요. 미국 본토 곳곳에 방대한 양의 셰일 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당초 의도했던 유가를 지탱하는 효과를 볼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합의 내용이 처음 알려진 직후, 감산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당분간 유가가 다시 요동치더라도, 이번 감산 결정의 영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주요 매체들은 짚고 있습니다.

“OPEC+의 유래”

이번 감산 합의의 주체인 ‘OPEC+’은 ‘OPEC’에 다른 몇 개 나라를 ‘더한’ 협의체라는 뜻입니다.

‘석유수출국기구(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의 영문 약칭이 OPEC인데요. 13개 나라가 회원국입니다. 사우디를 비롯해 이란과 이라크, 쿠웨이트, 리비아 등 중동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는데요.

이밖에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와 가봉, 그리고 남미에 있는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1960년대 창설 이후, 세계 원유수급량을 조절하면서 회원국들의 이익을 보호해왔는데요.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산유국들과 갈등을 빚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와 멕시코 등 비OPEC 산유국 10개 나라가 OPEC과 의견을 나누도록 조직한 협의체가 바로 OPEC+입니다.

케일리 매커내니 신임 백악관 대변인.
케일리 매커내니 신임 백악관 대변인.

뉴스 속 인물: 케일리 매커내니 신임 백악관 대변인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케일리 매커내니 신임 백악관 대변인입니다.

백악관은 지난 7일, 스테파니 그리셤 대변인의 사임 소식과 함께, 케일리 매커내니 신임 대변인 인선을 발표했습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이날 곧바로 직위를 인수받았는데요.

발표 직전 언론 보도를 통해 갑작스레 대변인 교체 이야기가 나오고, 후임자가 기존 정치권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매커내니 대변인으로 확인되면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대변인은 백악관의 ‘얼굴’이자, 대통령의 ‘입’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매커내니 대변인은 1988년 플로리다 탬파 태생으로 만 31세입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조지타운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딴 뒤, 하버드대학교 로스쿨(law school), 법률전문대학원을 졸업했는데요.

하버드로 옮기기 전에 다녔던 플로리다대학교 로스쿨에서는 성적 상위 1%에게 주는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창 시절 공화당 중진 정치인들의 사무실에서 인턴(견습직원) 생활을 했는데요. 백악관 공보실 근무 경험을 쌓기도 했습니다.

로스쿨 재학시절, 뉴스전문 방송 CNN 등에 평론가로 출연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옹호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발언을 해 구설에 오른 적도 있습니다.

2017년,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대변인이 됐는데요. 작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 대변인으로 옮겼고, 다시 1년여 만에 백악관 대변인이 됐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의 공식 명칭은 ‘언론 담당 비서관(press secretary)’입니다. 업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게, 여러 사안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과 계획 등을 대중에게 밝히는 대변인 역할인데요.

매커내니 신임 비서관의 경우처럼, 선거 캠프 출신을 백악관에 중용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만큼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면서, 생각을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인데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언론 담당 비서관의 의견을 자주 참고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Jay has become one of my closest friends and is a great press secretary and a great adviser.…”

지난 2014년 제이 카니 언론 비서관의 사임을 발표하면서 “가장 가까운 친구 중 한 명이자 훌륭한 조언자”였다고 말했는데요.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주요 현안의 요점을 파악하는 ‘지적 능력’과 함께, 백악관의 대응 방향을 정하는 ‘판단력' 등을 언론비서관의 핵심 덕목으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 백악관 언론 비서관의 역할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그리셤 전임 대변인은 9개월 재임하는 동안, 한 번도 언론 브리핑을 하지 않았는데요. 전임 오바마 백악관에서 정례 브리핑을 실시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상황입니다.

신임 매커내니 대변인도 당분간은 언론 브리핑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가 전망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나서서 언론을 상대하는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직접 말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믿기 때문”이라고 지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브리핑 도중 말했는데요.

또한 주요 현안이나 쟁점이 불거질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변인 브리핑보다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직접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을 택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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