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ers wear face masks as a preventive measure during the outbreak of coronavirus disease (COVID-19) as they arrive at John…
지난달 20일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여행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대응을 위해, 일반인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습니다. 다만 ‘의무 사항’은 아니고, 자발적인 참여로 얼굴을 보호하길 바란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설명했는데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별로 없던 미국 각 지역 풍경에 변화가 올지 주목됩니다. 

“자발적 마스크 착용 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 권고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CDC is advising non-medical cloth face covering as an additional voluntary public health measures….”

필요한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쓰도록 CDC(질병통제예방센터)가 권고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기존 공중보건 지침에 추가되는 사항”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판용 마스크가 아니더라도, 집에서 다양한 소재로 얼굴 보호 장구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비의료용 한정 강조”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3일), 얼굴 보호 장구를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영상으로 공개했습니다. 

[녹취: 제롬 애덤스 미 의무총감] “…with items you can find around the house. Like an old scarf, a bandana or hand towel, or you can make a face covering out of an old t-shirt.”

“오래된 스카프나 수건, 또는 티셔츠같이 집 주변이 있는 다양한 소재”로 입과 코를 보호할 수 있다고, 제롬 애덤스 의무총감이 설명했는데요. 

애덤스 총감은 이 영상에서, 티셔츠를 여러 번 접어 두껍고 긴 형태로 만든 뒤, 양쪽 끝부분에 고무줄을 연결해 귀에 걸었습니다. 시판용 마스크와 다름없이, 얼굴의 호흡기를 덮는 모습이었는데요.

이 영상이 올라간 CDC ‘유튜브(YouTube)’ 공식 계정에는 다양한 비판 댓글이 올라왔습니다. 정부 입장이 코로나 사태 초기와 달라졌기 때문인데요. 

“이분(애덤스 총감)은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했던 사람이다. 사과해달라”거나, “왜 두 달 전에는 이 방법을 소개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이던 당국”

실제로 지난 2월 말, 애덤스 총감은 “마스크가 코로나 감염증에 효과가 없으니 그만 사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바 있습니다. “의료진의 마스크가 부족하다면, 우리 사회는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악화하면서, 정부 입장이 바뀐 겁니다. 

애덤스 총감은 3일 브리핑에서 "마스크에 대한 지침(변화)이 미국인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현실을 인정했는데요. “초창기에는 마스크 착용이 바이러스 확산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봤지만, 최근 무증상 감염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초 미 당국은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았습니다. 의료인이 아닌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더라도,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건데요.  

의료용 마스크 부족 우려에 대한 정책적 고려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recommending that Americans wear a basic cloth or fabric mask….”

실제로 이번에 마스크 착용 권고를 발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의료용”, “기본적인 천 마스크”를 쓰라고 강조했는데요. 의료용 마스크는 의료진의 몫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의료용 마스크 부족은 보건후생부 감찰관실이 지난달 말 실시한 실태 조사에서 이미 확인됐습니다. 

46개 주와 워싱턴 D.C., 푸에르토리코 등지 병원 운영진 설문 결과, ‘N95’ 등급 마스크 등이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3개월에서 6개월까지 현장 공급이 지연되는 사례도 드러났고요. 매당 50센트이던 마스크 가격이 6달러를 넘은 곳도 있었습니다. 

“입장이 바뀐 이유”

이런 가운데, 일반인들에 대한 마스크 착용 권고 쪽으로 당국의 입장이 바뀐 데에는, 애덤스 의무총감의 말처럼, ‘무증상 감염 증가’가 큰 이유였습니다.  

CDC는 지난달 말, 무증상 감염 확산을 언급하면서 비의료인의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문건을 백악관에 제출한 것으로 보도됐는데요. 

하지만, 마스크의 효능에 여전히 부정적인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이 잘못된 안정감(false sense of security)을 줄 수 있다”고, 정부 합동 코로나 대응 조직의 데버러 벅스 박사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강조했는데요. 

마스크나 스카프, 티셔츠 같은 것들로 얼굴 일부를 가리더라도, 눈은 공기 중에 노출된 상태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마스크를 착용했더라도 손으로 얼굴을 만질 경우, 감염 위험은 동일하다고 덧붙였는데요. 

특히 마스크 착용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주 손 씻기’ 같은 근본적 감염 예방책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마스크를 쓰면, 이를 조정하느라 얼굴에 더 자주 손이 가게 돼, 부정적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권고 조치를 내놓기는 하지만, 자신은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말했는데요.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I’m feeling good. I just don’t wanna be doing.….”

자신은 “건강하기 때문에 그러고 싶지 않고”, 마스크를 쓰면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상대할 때 무례하게 비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의무화 사례”

미 당국이 이처럼,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마스크를 권장하지 않고, 지금도 ‘자발적 착용’을 권고하지만, 과거에는 달랐습니다.

1918년부터 1920년까지 ‘스페인 독감’이 대유행해서, 세계적으로 약 5천만 명이 사망하고, 바이러스 감염자는 그 열 배인 5억 명에 달했는데요. 

당시 미국 일부 지역에선 마스크 착용을 강제 규정으로 뒀습니다. 캘리포니아주 등지에서 의무화 입법을 단행했는데요. 집 밖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적발되면 과태료를 내거나, 수감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서양과 동양의 차이”

지금도 다른 나라를 보면, 강력한 마스크 착용 정책을 시행하는 곳이 있습니다. 필리핀이나 타이완 등이 상황에 따라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진행중인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근원지로 지목된 중국 우한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공공장소에 나오면 공안에 체포됩니다.

한국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스크 없이 맨 얼굴로 상점이나 공공기관을 방문하면, 거부당하기도 하고요. 서울시와 경기도를 비롯한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은 강제 규정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종교집회를 비롯해 여러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피하되, 불가피하게 진행해야 할 경우, 참가자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체온 검사 등을 받아야한다는 내용인데요. 

이렇게 아시아 국가들은 마스크 착용에 적극적인 반면, 미국에서는 소극적인 겁니다. 미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오인받아, 공격당한 사례도 있었는데요. 유럽 주요 국가에서도 미국과 상황이 비슷합니다.

서양과 동양의 이같은 차이는 마스크 착용의 의학적 효능과는 별개로, 관념과 사회적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영국의 BBC 방송이 짚었습니다. 

서양에서는 환자 또는 의료진이나 마스크를 쓴다는 생각이 강한 반면, 동양에서는 일반인들도 자기 신체를 보호하는 도구로 마스크를 사용하는 건데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에도,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는 공기 중 미세먼지 등으로, 마스크 착용이 자연스러웠던 점도 그 이유로 꼽힙니다.  

미국에서는 공사 현장 근무자나 의료기관 종사자가 아니면, 공개된 장소에서 마스크를 쓸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제롬 애덤스 미 의무총감이 지난 2일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대응 테스크포스(TF)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 속 인물: 제롬 애덤스 미 의무총감.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제롬 애덤스 미 의무총감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국면에서, 애덤스 총감의 발언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주가 “진주만 공습 같고  9ㆍ11 테러 같은 순간이 될 것”이라고 지난 5일 ‘폭스뉴스 선데이’에 밝혔는데요. 

코로나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대부분 미국인의 삶에 가장 힘들고 슬픈 한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애덤스 총감의 발언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 각국과 한국, 일본을 비롯한 세계 주요 매체들에 즉각 소개됐는데요.

‘의무총감’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직책입니다. 영어로 Surgeon General인데요. Surgeon은 ‘의사’이고 general은 ‘총장’이나 ‘총책임자’, 군대의 ‘장군’을 뜻하는 말이니까, 의사 중에 최고위 행정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의무총감은 “나라를 대표하는 의사”라고 의무총감실(OSG) 공식 홈페이지에서 설명하는데요. 하는 일은 “미국인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질병과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최선의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명시했습니다.

다시 말해, 보건에 관한 중요 사안이 생길 때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건데요. 의무총감은 연방 보건후생부 소속으로, 4년 임기를 수행합니다.

또한 공중보건서비스단(PHS)을 이끄는 자리인데요. 이 때문에 해군 장교 정복과 비슷한 제복을 입고, 공식 석상에 나옵니다

애덤스 총감은 마취과 의사입니다. 1974년생으로, 만 45세인데요. 인디애나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지난 2000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공중보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인디애나주로 돌아가 수련의를 거쳐, 마취과 전공의 생활을 했는데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2년간 민간병원에서 일했습니다.

이어서 인디애나대학교 조교수가 됐는데요. 논문과 도서 저술에 참가하면서 공중보건 전문가로 주목받았습니다. 

지난 2014년, 마이크 펜스 당시 인디애나 주지사의 눈에 띄어, 보건 커미셔너로 임명됐는데요. 보건 커미셔너의 임무는 주 정부의 보건 행정과 관련 연구 사업들을 관리 감독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 2017년 9월, 제20대 의무총감으로 취임했습니다. 인디애나에서부터 인연을 쌓아온 펜스 부통령의 추천으로 인선됐다고 알려졌는데요.

취임 직후 애덤스 총감은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오ㆍ남용과 중증 정신질환 대응을 양대 우선 업무 과제로 선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문제들이 보건 분야 정책 수행 최우선 순위라고 공개 석상에서 수차례 언급하면서, 애덤스 총감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