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자사 기자의 북한 방문기를 실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이 외화벌이와 투자 유치를 위해 관광객에게 문을 열기 시작했지만 지나친 제약 때문에 그 효과는 의문이라는 지적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북한이 관광과 투자에 조금씩 빗장을 열고 있지만, 주민들의 사소한 일상에 대한 외부인들의 접근은 여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15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자사 기자가 나흘간 금강산과 평양에 머무는 동안 북한 지도자를 기리는 각종 기념물들과 관광지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야 했지만 이 곳을 오가는 일반 주민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관광자원과 깨끗한 환경을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관광객들이 길거리를 자유롭게 산책하거나 사진을 찍을 수도 없고, 주민들에게 말을 걸 수도 없는 이상한 관광이라는 겁니다.

신문은 금강산행 관광객들이 출발지에서부터 행동 제약을 받는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손전화기와 전자장비들을 모두 맡겨야 하고, 북한에 들어가서도 건설 중이거나 완성이 덜 된 건물들 사진은 찍을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이 현재 제한된 형태로 나마 개방정책을 조심스레 펴나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유엔과 미국의 제재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식량 부족 문제 또한 심각해 관광산업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겁니다.

신문은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등 남북간 금강산 관광 산업이 중단된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북한이 그 대안으로 중국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달 초에도 70명의 중국인들이 단체로 북한관광에 나섰지만 이들은 호텔에서 벗어나 일반 식당과 백화점을 둘러보고 싶다며 항의하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현지 안내원들이 북한 어린이에게 소시지를 건넨 중국 관광객에게 화를 낸 일화도 전했습니다.

신문은 그러나 천안함 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뒤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의존도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대북 식량 지원이 중단한 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북한에 식량과 에너지를 공급하고 사치품까지 전달하는 통로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신문은 하얼빈의 제약회사 간부의 말을 인용해 중국인들이  북한의 수수께끼 같은 특성과 투자잠재력에 매력을 느껴 북한을 찾는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국 관광객들조차 북한 당국의 지나친 제약에 염증을 느끼고 있으며, 지나치게 낙후된 북한의 모습을 보고 결국 투자를 꺼리게 된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