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조은정 기자. 오늘 (19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인도주의의 날’인데요. 세계보건기구WHO가 재난 피해자들에 대한 ‘심리적 응급처치’ 지침을 발표했군요.

답) 예. WHO는 국제 구호단체 월드 비전과 전쟁외상재단과 공동으로 ‘심리적 응급처치: 현장요원 지침서’(Psychological First Aid: Guide for Fieldworkers)를 발표했습니다. 브루스 에일워스 WHO 사무총장보는 이와 관련해 “지난 5년간 쓰나미, 지진, 가뭄, 분쟁 등이 남긴 심리적 상처는 육체적 부상 못지 않게 파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저개발국가에서 재난 피해자들에게 일관된 심리 지원이 제공될 수 있도록 이번 지침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문) 심리적 응급처치가 필요한 이유는 뭡니까?

답) 재난을 통해 사람들은 집과 사랑하는 이들을 잃고, 가족과 공동체와 떨어지고, 폭력과 사망과 같은 극한 상황을 목격하기도 하면서 심리적 고통을 받게 됩니다. 이때 사람들은 당황, 혼란스러움, 두려움, 걱정, 근심, 무감각, 현실과의 분리와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요, 피해자가 겪은 일을 상담요원에게 다시 설명하는 방법은 안정을 되찾는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보다는 안정감과 유대감, 희망을 주고 실질적인 도움과 연결해 주는 심리적 응급처치법이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문) 심리적 응급처치의 핵심 내용을 소개해주시죠.

답) 심리적 응급처치는 재난을 갓 겪은 사람들을 심리적으로 지원하고 그들이 식량과 구호물품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심리적 응급처치는 재난 피해자들을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바로 시작할 수 있는데요. 안전하기만 하다면 장소에도 구애를 받지 않습니다. 다만 WHO는 심리적 응급처치를 하겠다고 개인적으로 현장을 누비지 말고, 국제기구나 지원단체에 소속돼 활동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문) 북한의 경우 조선적십자회 지부에 자원봉사요원으로 등록해 수해 현장에서 활동할 수도 있겠군요. 현장에서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을 자세히 살펴볼까요?

답) 예. 상담자는 심리적 응급처치에 앞서 우선 재난 현황을 파악하고, 현지에서 구호물자 분배와 진료 등 어떤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실질적인 심리적 응급처치는 ‘보기’, ‘듣기’, ‘연결해 주기’의 세 가지 기본원칙에 따라 진행되는데요, ‘보기’ 단계에서는 우선 현장을 한번 둘러보며 지원이 필요한 사람을 포착하는 한편, 안전한 장소를 물색합니다.

문)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어떻게 알 수 있죠?

답) 재난으로 심신의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고 합니다. 몸을 떨거나, 꼼짝 않고 있거나, 울거나, 자신과 아이를 돌보지 않거나, 음식을 거부하고 정신적 혼란에 빠진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지고 도움을 받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회복이 됩니다. 그러나 보호자가 없는 어린이나 임산부, 환자, 장애인과 같은 경우는 전문가에게 인도해 특별한 도움을 받게 해야 합니다.

문)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포착하면 그 다음 단계는 ‘듣기’ 이죠?
답) 예. 피해자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해서 자신을 소개하고요.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 뒤 피해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물어봅니다. 이때 눈을 맞추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화해 상대가 안정감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또 상대방이 말하기를 원치 않으면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 마지막은 ‘연결해 주기’ 단계군요.

답) 예. 심리적 응급처치의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현지에서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 식량, 구호물품들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단체와 연결해 주고요. 이때 피해자가 스스로 등록하게 하는 등 자립심을 길러주도록 합니다. 또 사랑하는 친구와 가족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심리적 응급처치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주변에 재난을 입은 이웃들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