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지난 주말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 처분함에 따라 그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에 반발하고 나섰고 미국의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공방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워싱턴 24시’ 오늘 이 시간에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과 국가신용등급의 의미, 또 국제신용평가사의 역할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된 소식이 지난 주말은 물론 이번 주 들어서도 가장 큰 화제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즉 S&P를 비롯해, 무디스(Moody’s)와 피치(Fitch)사는 세계 각국의 신용을 평가해 발표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지난 5일 이중 S&P사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의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춰 조정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지난 70년간 유지해 온 최고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는데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S&P사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미국의 신용등급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를 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S&P는 미국 정치권이 좀 더 강력한 적자 해소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신용등급을 더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7일 ABC 텔레비전 방송의 일요 시사프로그램인 ‘디스 위크’에 출연한 S&P사의 존 챔버스 상무이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If the fiscal position of the United States deteriorates further…”

챔버스 S&P 상무는 만일 미국의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정치권이 여전히 교착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면 신용등급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리고 일요일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실제 주역도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죠?

답) 그렇습니다. S&P사의 데이빗 비어스 국가신용평가 책임자를 말하는 것인데요. 폭스 텔레비전 뉴스에 출연한 비어스는 그러나 이번 사태는 단순히 미국의 문제만이 아니고 유럽의 불안정한 재정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며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살짝 빗겨갔습니다. 비어스 책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A lot of what is worrying the markets is the unfolding story in Europe…”

비어스 평가 책임자는 정말 걱정되는 것은 유럽의 부채시장 상황이라며 전 세계적으로도 경제가 완만히 침체되고 있는 형국이고 이미 시장들이 이에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S&P사가 이처럼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직접적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미국의 재정 적자 규모가 너무 크다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미국 연방정부는 이미 4조 달러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요. 비록 최근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가 부채 합의안을 이끌면서 10년간 2조 1천억 달러의 감축안에 이끌어 냈지만 신용평가기관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입니다. 또 8일 미국 언론들과 공동으로 가진 원격 인터뷰에서 S&P 측은 이번 강등 조치가 전 세계 126개국에 적용하는 5가지 원칙에 의거해 합리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정치, 경제, 외부요인, 재정, 금융 등 5가지 분야에서 점수를 매겨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이중 정치와 재정 분야에서 많은 점수를 잃었다는 입장입니다.

문)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국가신용등급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설명해 주실까요?

답)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신용평가인데요. 개인의 거래실적은 물론 직장이나 소득현황, 인적사항 등을 토대로 신용등급을 산출해서 대출 규모와 이자 등을 결정하게 됩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돈을 빌리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외채 상환 능력을 평가해야 하는데요. 이것이 바로 국가신용등급입니다. 이는 외환 보유액과 외채 거래 실적, 경제 성장률, 인플레이션, 국가 부채 규모 등이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는 것입니다.

문) 국가신용평가는 국채에만 해당되는 겁니까?

답) 그렇습니다. 국채는 연방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을 말하는데요. 정부가 원리금 지급을 보증해 발행하게 됩니다. 해외나 국내 투자자들이 이 국채를 사들이면 국가는 그것을 토대로 재정 수입을 마련하게 됩니다. 물론 이 같은 채권은 환수될 경우 대금을 국가가 지불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번 S&P의 신용등급 강등 조치는 국채에만 해당이 되고 각 주들이 발행하는 지방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미국 내 상당수 지방채들은 여전히 ‘AAA’ 등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오바마 행정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요. 당장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계산 착오에 의해 잘못된 조치가 이뤄졌다고 S&P를 비난했죠?

답) 그렇습니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S&P의 신용등급 강등 결정은 아주 형편없는 판단이었다고 비판하면서 이는 간단한 수리 계산을 잘못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여기서 2조 달러 계산 착오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는 S&P가 미 의회예산국의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국가채무 산정에 2조 달러를 더했다는 것입니다. 향후 10년간 정부 부채 예상치를 현재의 부채로 착각했다는 것인데요. 아울러 가이트너 장관은 이번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조치 등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라도 물러나지 않고 최소한 1년은 더 유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또 백악관의 한 참모진은 이번 사태를 공화당의 책임이라고 공격했죠?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치 전략참모인 데이빗 엑슬로드가 7일 CBS 텔레비전 방송의 일요 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서 공화당의 보수주의 유권자 단체인 ‘티파티’가 미국을 위기로 몰고 왔다고 비난했습니다. 엑슬로드 전 고문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They played brinksmanship with the full faith and credit of the United States…”

액슬로드 전 고문은 공화당 측이 부채 협상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막무가내식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는 바람에 미국의 경제를 위기로 내몰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이번에 S&P의 평가에 따라 미국이 ‘더블A플러스’받게 됐는데, 앞으로 어떤 불이익이 있는 겁니까?

답) 네. 이미 뉴욕의 월스트리트 금융권 전문가들은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된다면 장기 국채 금리가 0.1%에서 최대 0.7% 포인트 가량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미국이 채권 환수에 따라 지불해야 할 이자 비용만도 연 1천억 달러 더 늘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내 금융시장에 그 여파가 이어지면서 각종 융자와 신용카드, 학자금 대출 금리 등의 상승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 S&P 결정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는데다, 3개 신용평가사들 중 S&P 한 곳에서만 강등 조치가 이뤄진 것이어서 이 같은 현상이 당장 시장에 반영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 그런데 또 다른 국제신용평가사들인 무디스와 피치는 아직 미국에 대해 ‘트리플A’를 그대로 유지한 채 관망하는 입장이죠?

답) 맞습니다. 사실 무디스와 피치사는 S&P의 이번 강등 조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기존의 ‘AAA’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평가사들도 미국 경제에 대한 문제를 계속 지적해 온 만큼 향후 추이를 조심스럽게 지켜본 후 반응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 그렇다면 왜 S&P사만 그런 강경 조치를 내렸는지 궁금하군요?

답) 네. 그 부분에 대한 언론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는 S&P사의 독특한 지배구조와 경영원리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지난 1966년 미국의 출판 미디어그룹인 맥그로힐(McGraw-Hill)사가S&P를 인수한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맥그로힐은 ‘비즈니스 위크’ 등 전문 잡지는 물론 TV방송도 운영하고 있는 종합 언론 그룹의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이처럼 언론의 색채가 강하다 보니 헌법에 보장된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강조하며 세계 경제에 비판적인 시각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문) 아울러 무디스와 피치 등 다른 신용평가사들에 대한 설립 배경도 궁금하군요?

답) 네. 무디스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헤서웨이가 현재 1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밖에도 여러 기업들이 비교적 고르게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특정 사주나 어느 한쪽의 의도대로 편향되기는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또 1913년에 설립된 피치사는 본래 미국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프랑스의 피말락사가 89%의 지분을 보유한 유럽계 회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문) 그 동안 미국에 기반을 둔 신용평가사들이 전 세계 경제에 대한 평가를 좌우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정부가 신용평가사들에 대한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 연방의회가 곧 신용평가사들에 대한 규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상하 양원이 빠르면 이달 말쯤 경제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각 신용평가사 대표들을 소집해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인데요. 이 자리에서는 신용평가사들의 독단적인 국가 신용등급 책정 행태 등이 집중 거론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미 의회에서는 현재 금융기관들이 투자나 융자를 할 때 신용평가 등급을 반영하는 비중을 낮추는 법안도 마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 마지막으로 국가신용등급 체계가 어떻게 돼 있는지, 또 그동안 미국과 같은 최고 등급 ‘트리플A’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은 어느 곳이 있는지 소개해 주시죠.

답) 네. 국가신용등급은 평가사들의 기준에 따라 그 명칭과 등급에 다소 차이가 있는데요. 우선 투자적격과 부적격으로 나뉩니다. 투자 적격의 경우 3개 신용평가사 모두 10개의 등급을 정하고 있는데요. 최상위등급은 ‘AAA’에서부터 최하위 등급인 ‘BBB-’까지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신용 전망은 안정적이냐, 부정적이냐의 두 가지로 나뉩니다. 이번에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춤에 따라 S&P 기준에 따라 미국보다 더 신용이 좋은 국가들은 18곳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3대 평가사들로부터 모두 ‘AAA’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영국과 독일 프랑스, 네델란드, 덴마크 등 유럽 일부 국가들과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등 15개 국가로 줄었습니다. 참고로 한국의 경우 3개 평가사 모두로부터 안정적인 평가와 함께 5~6번째 단계인 A등급 선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