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미국 대법원이 대학들의 소수계 우대정책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가리기로 했습니다. 일본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누출 오염이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는 연구 조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습니다. 이밖에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한 흑인 역사의달 축하 행사,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한인 일가족 총격 사망 사건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우선 미국 대학들이 시행하고 있는 소수계 우대정책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볼까요?

답) 미국 대학들 가운데 상당수가 입학생을 선발할 때 소수계 인종들을 배려하기 위해 일정 인원을 할당해 놓는 우대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영어로는 이것을 차별 폐지 조치라는 뜻의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는 백인들에게 역차별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일각에서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문) 백인들의 역차별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가 있나요?

답) 지난 2008년에 텍사스주 오스틴 주립대학에서는 신입생 지원자 가운데 백인 여학생 아비게일 노엘 피셔 양이 입학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있었는데요. 피셔 양은 당시 자신이 백인이라는 이유로 헌법의 평등권에 어긋나는 역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급기야 소송이 진행됐지만 법원은 대학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또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요. 당시 미시간대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에서도 같은 사례가 있었는데요. 당시 대법원은 역시 소수계 우대정책을 지지한 바 있습니다.

문) 그런데 새삼스럽게 대법원에서 이 문제를 다시 심리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직접적인 이유로는 앞서 텍사스 주립대 소송 사건이 대법원으로 올라갔기 때문인데요. 재판부가 결국 심리를 맡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또 다른 근본적인 이유로는 판사들 사이에서 소수계 우대정책은 평등권에 위배된다는 시각이 많아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조지 부시 전 행정부 이후에 보수주의적 색채를 띈 법관들이 상당수 기용된 상황이어서 더 이상 소수계 우대정책이 적절치 않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오는 10월쯤 본격 심리에 들어갈 전망입니다.

문) 그런데 오바마 행정부 역시 대학들의 소수계 우대정책을 지지하고 있지 않습니까?

답) 맞습니다. 진보 개혁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 역시 소수계가 미국 사회에서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우대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문제는 대법원의 심리 시점이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맞물리게 됐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 문제로 비화될 조짐이 커 보이고, 심리 결과에 따라 양당의 선거 전략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해양 오염 실태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고요?

답)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 소속의 켄 뷔슬러 연구원이 21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연례 해양과학회에서 자신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3개월 뒤 태평양 일부 바다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 세슘량이 사고 이전 평소보다 최고 1천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문) 태평양 일부라면, 일본 해역에서 얼마나 떨어진 곳입니까?

답) 뷔슬러 박사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해안에서 태평양 쪽으로 32킬로미터에서 최대 644킬로미터까지 떨어진 바다에서 순차적으로 수천 곳의 바닷물과 플랑크톤, 수산물들을 채취해 방사성 세슘의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결국 6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입니다. 심지어 후쿠시마 해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곳도 있었는데요. 세슘이 해류의 영향으로 일부 해역에 더 몰리는 현상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문) 또 일본 원전 사고 직후의 혼란상을 반영하는 미 핵규제위원회의 보고서 내용도 발표됐죠?

답) 미국의 핵규제기구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초기 몇일 동안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22일 발표했습니다.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이날 3천쪽 분량의 보고서 가운데 지난해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의 대응 상황을 반영했는데요. 이에 대해 그레고리 잭코 핵규제위원장은 당시 규제위에서는 일본 당국과 현지 언론의 부정확한 정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문) 구체적으로 어떤 혼란이 발생했던 겁니까?

답) 잭코 위원장은 일례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사용하고 남은 핵연료봉을 냉각시키는 수조의 냉각수가 모두 말라 버려 방사능이  대기중에 더 많이 누출되고 있다고 발표했었으나 나중에 그 정보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시인했습니다. 또 핵규제위 측은 사고 원전에서 반경 80킬로미터 범위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지만, 실제 상황보다 과장됐었다고 실토했습니다.

문) 정치권 소식 잠깐 살펴보죠. 다음달 6일 이른바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열릴 예정이던 공화당 후보합동토론회가 취소됐군요?

답) 이른바 슈퍼 화요일에는 미국 10개 주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날인데요. 당초 다음달 1일에 CNN 방송이 주최하는 합동토론회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선 후보들이 잇달아 불참을 통보하면서 결국 4명중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불참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CNN 측은 4명의 후보가 모두 참석하지 않는 한 토론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문) TV 토론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데, 후보들이 불참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만일 공개토론회 자리에서 말실수를 하게 되거나 경쟁 후보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아 방어에 실패한다면 이는 지지율에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10개 주에서 동시에 실시되는 만큼 부담도 컸던 모양입니다. CNN측은 그러나 22일 밤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열리는 토론회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애리조나와 미주리주 경선은 오는 28일 개최됩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미국에서는 2월 한달을 흑인 역사의 달로 정해 놓고 있는데요. 마침 21일 백악관에서 축하 행사가 열렸죠?

답) 백악관 건물 동쪽에 위치한 이스트룸이 21일 밤 아늑한 분위기의 흡사 블루스 재즈 음악 클럽을 방불케 했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블루스 음악의 대가이자 유명 기타리스트인 비비 킹과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가수 비비 킹이 함께 부르는 노래] “Come on...baby don't you want to go?”

블루스 브라더스의 스윗 홈 시카고라는 노래인데요. ‘친근한 고향 시카고로 함께 가자’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날 음악회에는 비비 킹은 물론, 믹 재거와 버디 가이, 제프 벡 등 블루스 음악의 전설이라고 할만한 스타 군단이 대거 참여해 분위기 있고 낭만적인 무대를 이끌었습니다.

문) 백악관에서 블루스 음악회가 열린 이유, 흑인 역사와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답) 사실 블루스 음악은 파란색을 뜻하는 블루에서 비롯된 말인데요. 파란색이 다소 우울하고 쓸쓸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뜻에서 과거 노예로 미국 땅을 밟은 흑인들의 영감이 담긴 음악들의 장르로 자리잡았습니다. 따라서 흑인들의 애환이 담겨 있고 흑인 역사와도 빼놓을 수 없는 문화로 발달했습니다. 행사장에서 밝힌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As we celebrate Black History Month, the blues reminds us”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 흑인 역사의 달을 축하하면서 블루스 음악은 과거 우리가 겪었던 질곡의 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날 음악회에 참석한 가수들을 향해 단순히 팬으로서 뿐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무척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렇다고 블루스 음악이 슬프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누구나 살면서 기쁨과 고통, 감격, 슬픔 등을 맛보게 된다면서, 블루스에는 이 모든 것이 다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애틀랜타에서 한인 일가족 5명이 총격 사건으로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군요?

답)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인이 운영하는 대형 사우나 목욕탕 시설 안에서 21일 밤 한인 일가족 5명이 총격 사건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수정사우나’라는 이름의 이 목욕탕은 미국 동남부권에서는 꽤나 유명한 곳인데요. 이곳을 운영하던 한인 65살 강모씨와 그의 부인 박모씨, 또 박씨의 여동생 부부가 박씨의 남동생이자 강씨의 처남인 또 다른 박씨의 총탄에 맞아 모두 숨졌습니다. 사건 뒤 범인 박씨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문) 범행 동기는 좀 밝혀졌습니까?

답) 수정사우나는 15년전 강씨 부부가 처가 식구들과 동업해 운영해 왔었는데요. 주변 명소로 자리잡기는 했지만 수년전 금융위기 이후 경영난을 겪다가 최근에는 파산보호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뒤 식구들 사이에 불화가 잦았다고 하는데요. 이날도 금전 문제로 다툼 끝에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