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31개 도시의 수돗물에서 발암의심 물질인 `6가 크롬’이 검출됐다는 환경단체의 보고서가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 환경청은 수돗물의 6가 크롬 기준치 제정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미정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보고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답) 네, 이번 보고서는 환경단체인 환경활동그룹(EWG)이
미국 내 35개 도시의 수돗물을 채취해 수질을 조사한 것인데요, 조사 대상 가운데 31개 도시의 수돗물에서 발암 의심물질의 일종인 6가 크롬이 검출됐습니다. 6가 크롬이 검출된 31개 도시 중 25곳의 수돗물에서는 캘리포니아 주가 제안한 6가 크롬 규제치를 웃도는 양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가 크롬이 가장 많이 검출된 도시는 오클라호마 주의 노먼시였는데요, 캘리포니아 제안 규제치의 무려 2백 배가 넘는 6가 크롬이 들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어 하와이 주의 호놀룰루, 캘리포니아 주의 리버사이드가 뒤를 이었습니다. 조사를 실시한 환경활동그룹 소속 과학자인 올가 나이덴코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Our study was a snapshot…

나이덴코 씨는 이번 조사 결과 미국의 수돗물에 크롬 오염이 심각한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습니다.

문) 6가 크롬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답) 크롬은 상온에서 안정성이 높고, 대기나 수중에서 산화되지 않는 백색의 단단한 금속입니다. 원자간 공유 결합 수준을 나타내는 원자가에 따라 2, 3, 4, 5, 6가 크롬으로 나뉘는데요, 이 중 6가 크롬은 지난 2008년 미국독성연구소(NTP)가 발암 의심물질로 분류했습니다. 크롬은 합금과 도금, 촉매 등에 쓰이는 데요, 도금공장의 폐수에 섞여 수질을 오염시키기도 하고, 또 동물실험 결과 간암과 신장암, 백혈병, 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그런데 크롬의 수질 오염 문제를 소재로 다뤄서 아카데미 영화상을 수상한 미국 영화가 있다지요?

답) 네, 지난 2000년 미국의 유명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 (Erin Brockovich)’입니다. 줄리아 로버츠는 6가 크롬을 지하수에 배출한 미국 서부 해안의 에너지 회사 PG & E와 법적 분쟁을 벌이는 캘리포니아 여성을 연기해 아카데미 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의 한 장면을 들어보시죠.

"How many plaintiff…

6가 크롬으로 인한 수질 오염으로 암에 걸린 피고가 얼마나 되느냐고 묻자 에린은 6백 34명이라고 답합니다.

이 영화는 캘리포니아 주 힌클리라는 마을에서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3억 달러의 손해배상 청구에서 원고들이 승소한 소송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문) 현재 미국에는 식수의 6가 크롬을 규제하는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은가 보죠?

답) 네, 그렇습니다. 크롬의 수질 오염은 가장 보편적으로는  광산이나 그 밖의 다른 산업 공정을 통해서 이뤄집니다. 하지만 수돗물에서 6가 크롬이 검출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물이 수도관을 통해 가정에 전달될 때까지 많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래된 수도관 등에서 금속이 유출될 가능성도 있는데, 수질 처리 시설 자체가 현재 검출되고 있는 금속들을 제거하도록 고안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워싱턴 디씨의 경우 수돗물의 박테리아와 오염 조사, 그 밖에 22개 금속 함유 조사가 정기적으로 실시되고 있지만 크롬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미국 뿐 아니라 수돗물에 크롬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는 사례가 전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지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그리스, 스코틀랜드 등지에서 많은 위염 환자가 발생하는 것이 식수 오염과 연계돼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미국 이외 다른 나라들에서 식수의 크롬 함유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분석, 조사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개별 국가들의 보고에 따르면 수질의 크롬 오염이 상당히 보편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문) 앞으로 어떤 새로운 조치가 시행되는지요?

답) 미 환경청은 적국적으로 수돗물의 6가 크롬 수치를 1년에 두 차례 시험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또 수돗물의 6가 크롬 기준치 설정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캘리포니아 주가 제안한 0.06ppb (10억분의 1) 기준치가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화학협회는 자연에서 유래하는 6가 크롬의 농도 자체가 0.06ppb을 넘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주의 방안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금까지 미국 31개 도시 수돗물에서 발암의심 물질인 6가 크롬이 검출됐다는 소식 자세히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