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미국의 올해 예산안이 14일 연방의회를 모두 통과해 대통령 서명까지 마치면서 본격 가동됐습니다. 하지만 양당에서는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2012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14일 시카고에서 첫 정치모금행사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이밖에 은퇴를 앞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미국의 외교정책 기조에 관한 의견을 밝힌 소식 등, 오늘도 다양한 내용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지난 14일 미국의 올해 예산안이 의회에서 통과됐는데 표결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답) 네. 먼저 하원은 미국시간으로 14일 오후 4시쯤 표결을 실시했는데요. 찬성 260표, 반대 167표로 가결했습니다. 반대 의견이 제법 많았습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193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8명의 의원들이 반대했습니다. 그만큼 거의 4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 삭감에 못마땅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반면 공화당은 대부분 찬성했지만 59명의 보수 성향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져 지도부가 예산 감축을 더 큰 폭으로 이뤄내지 못한데 대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이어 진행된 연방 상원 표결에서는 81대 19의 압도적인 표차로 올해 예산안이 통과됐습니다.

문) 하원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표가 쏟아져서 상원 결과가 우려됐는데, 실제 의원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답) 네. 민주당 소속 하와이주 출신의 대니얼 이노우에 상원의원이 표결 직전 발언자로 나섰습니다. 이노우에 의원 역시 대폭적인 예산 삭감에 불만을 드러냈지만 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노우에 의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As in any compromise, neither party to the agreement is…”

“이번 타협안은 양당 모두에게 그리 만족스럽지 않지만 최선의 대안이라는 겁니다.  공화당은 국내 사업 분야에서 더 많은 예산을 깎으려 했고 민주당은 지금도 너무 많이 깎았다고 아우성이긴 하지만 양당이 합의할 수 있는 최상의 초당적 타협안이라고 이노우에 의원은 강조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공화당 측 입장도 들어보죠.

답) 네. 켄터키주 출신의 공화당 소속 랜드 폴 초선 상원의원이 표결 직후 발언을 했는데요. 이번 예산안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며 양당 정치권을 싸잡아 비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폴 의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These are not cuts. We will spend more this year…”

폴 의원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연방예산 적자가 예상되는 마당에 이 정도로는 예산을 삭감했다고 볼 수 없다”며 “미국의 재정 적자폭이 이렇게 큰데도 워싱턴은 아직도 그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성토했습니다.

문) 그런데 미 의회에서는 15일에도 예산과 관련한 표결이 또 진행된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네. 하원 예산위원회 공화당 소속 위원장인 폴 라이언 의원이 제안한 10년에 걸친 5조 달러 예산 감축안이 미국 시간으로 15일 오후 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집니다. 그런데 이 제안은 당초 5조 달러에서 6조 달러로 1조가 더 늘었습니다. 이는 2012 회계연도부터 시작해 2021년까지 해마다 6천억 달러씩의 예산을 삭감하는 내용입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예산 삭감 폭을 수개월 전에 비해 3조 달러를 늘렸고 폴 라이언 의원도 일주일 만에 1조 달러를 더 늘린 것을 보면 미국 정치권이 마치 예산 삭감 경쟁을 벌이는 듯 보입니다.

문) 의회 통과 가능성은 어떻게 전망됩니까?

답) 네. 어쨌든 15일 표결은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은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상원에서는 쉽지 않을 듯 보이는 데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터여서 상하 양원의 최종 표결결과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측의 결정적인 입장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3일 대국민 연설에서 2013 회계연도부터 2025년까지 12년간 4조 달러 삭감을 제안한 것이고 폴 라이언 의원은 당장 2012 회계연도부터 삭감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결국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 역시 양당의 치열한 싸움이 예고되는 대목입니다.

문) 의회에서는 또 부채 상한선 조정 여부를 놓고 양당의 의견 대립이 예상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재정은 현재 부채 상한선을 조정하지 않고는 파산을 맞을 수도 있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은 부채 상한선 상향 조정에 앞서 예산 삭감을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형편인데요. 민주당은 예산 삭감과 부채 상한선 조정은 별개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화당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예산안 타협으로 모처럼 화해 분위기를 맞고 있는 미 의회가 또 한차례 크게 충돌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일찌감치 재선 도전의사를 밝힌 오바마 대통령이 일정 대로 시카고에서 정치 모금 행사를 벌였군요?

답) 오바마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정치적인 고향인 시카고를 방문해 연거푸 3차례나 정치 모금 행사를 벌였습니다. 시내의 유명한 대형 음식점 두 곳과 미 해군 기지에서 각각 진행된 정치 후원 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재임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들어보시죠.

“We didn’t come here tonight just to pat ourselves…”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 여러분들은 서로의 등이나 두드리자고 모인 것이 아니다”라며 “아직 이민 제도 개혁이나 기후 변화 정책 등을 제대로 매듭짓지 못한 만큼 다시 집권해 꼭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울러 폴 라이언 의원이 제안한 예산 감축 계획의 비현실성 등을 지적하며 공화당 측을 공격했습니다.

문) 오바마 선거 진영에서는 당초 이번 대통령 선거를 위해 10억 달러의 정치 자금을 모으겠다고 호언하지 않았습니까?

답) 네. 만일 목표가 이뤄진다면 역대 최대 규모의 선거 자금이 될텐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8년 선거 당시에는 7억7천400만 달러를 모았었습니다. 이번 첫 시카고 행사에서 전체 얼마가 모아졌는지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세 곳 중 한 곳에서만 2천300명의 지지자와 후원자들이 모인 것을 보면 꽤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남장소에 나타난 사람들은 일인당 약 100 달러에서 3만 8천 여 달러를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그런데 민주당 내에서 혹시 다른 도전자가 나타나면 현직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하죠?

답) 맞습니다. 대체로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경우 당내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집니다. 그렇다고 미국 정치사에 꼭 현직 대통령이 당내에서 독주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현직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역사적으로 모두 3차례나 당내 경선을 치른 전례가 있는데요. 가깝게는 지난 1992년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재선에 나섰을 때 같은 공화당 내에서 팻 부케넌 후보가 도전했다가 패했습니다. 또 1976년에는 포드 전 대통령에게 레이건 후보가, 앞서 1912년에는 태프트 전 대통령에게 테오도르 루즈벨트 후보가 각각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경선에서 모두 패하고 말았습니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까지 다른 대선 예비 주자는 거론되지 않고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공화당의 대선 준비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 네. 공화당은 이번에 예산 전쟁에 몰입하느라 오바마 대통령에게 선거의 주도권을 빼앗겼다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또 후보들이 다소 난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현재로서는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현재까지 공화당 출신으로 내년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공식 의사를 밝힌 정치인은 세 명입니다.  매사추세츠 출신 미트 롬니 전 주지사와 미네소타 출신 팀 폴렌티 전 주지사, 또 헤일리 바버 현 미시시피 주지사입니다. 이들은 선거준비위 구성을 발표했지만 아직 정식 행보는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공화당 내에서는 이밖에도 다양한 정치인들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자칫 후보 난립 양상이 전망되고 있습니다.

문) 그렇군요. 다음 소식 살펴보죠. 은퇴를 앞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워싱턴의 한 행사장에서 미국의 대외정책의 기조를 강조하는 연설을 해 눈길을 끌었죠?

답) 그렇습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14일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 사저에서 열린 도서관 개관식장에 참석해 현재 중동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민주화 바람과 이에 대응하는 미국의 역할 등을 소재로 궁극적인 미국의 정체성을 언급했습니다. 게이츠 국방장관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An underlying theme of American history going back to…”

게이츠 장관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정신으로 돌아가 미국 역사의 근저에 흐르는 정체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이는 안보와 국익을 지키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민주주의적 가치와 제도가 전 세계에 퍼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게이츠 장관이 언급한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정신은 무엇입니까?

답) 네. 게이츠 국방장관은 과거 워싱턴 대통령 재임 시절 프랑스의 시민 혁명이 유럽 전 지역을 휩쓸 무렵의 상황을 제시했습니다. 당시 프랑스 시민들은 왕정에 불만을 품고 결국 왕정을 몰락시켜 지금의 민주 대통령제로 이어져 내려온 것인데요. 같은 왕정 국가인 영국 역시 인접 국가에서 일어난 대규모 혁명에 불안해 했습니다. 더구나 미국은 영국과 독립 전쟁까지 벌였지만 워싱턴 대통령은 국익을 생각해 프랑스 반 정부 세력을 직접 지지하지 않고 오히려 영국의 왕실을 공개 지지했다는 사실에서 교훈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내용입니다.

문) 그러니까 지금 중동지역에서 불고 있는 민주화 혁명에 미국이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지에 관한 신중한 입장이라고 봐야겠군요?

답) 네. 게이츠 장관은 직접적으로 최근 리비아 사태 등에 미국이 개입하게 된 과정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특히 민주당이 집권한 미국의 상황은 현실적 국익 보다는 이상주의에 휩쓸려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 개입 과정도 이 같은 이상주의론이 득세했다는 주장인데요. 앞서 게이츠 장관의 발언 내용도 들으셨지만 그의 견해는 현실과 이상이 충돌할 때 보다 냉철한 현실감각이 필요하다는 조언으로 풀이됩니다.

문) 다음 소식 알아보죠. 오바마 대통령의 여동생이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출판해서 화제가 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마야 소에토로 응’ 씨인데요. 오바마 대통령과는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지만 아버지가 다른 남매지간입니다. 소에토로 응 씨는 지난 2008년 대통령 선거 당시 오빠인 오바마를 적극 지지하며 남편과 함께 아시아계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 한 몫 한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에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펴냈습니다. 제목이 ‘LADDER TO THE MOON’인데 한국말로 번역하면 ‘달로 가는 사다리’가 되겠습니다.

문) 오바마의 여동생인 마야 소에토로 응 씨 역시 자신의 어머니와 같은 인류학자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책에서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냈죠?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거의 흑인 외모라면 여동생 소에토로 응 씨는 아버지인 인도네시아인과 거의 같은 외양입니다. 이처럼 피부색이나 외모는 달라도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모정을 그리는 마음은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소에토로 응 씨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소에토로 응 씨는 자신의 딸 쑤하일라 양에게 외할머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게 해 주고 싶어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이 책을 자신의 딸들과 친정 어머니 스텐리 앤 던햄 소에토로 여사에게 바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문) 책 제목이 좀 특이한데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답) 네. 사실 ‘달로 가는 사다리’는 미국의 여류 화가 조지아 오피프 여사의 그림 작품입니다. 이 그림은 하늘 위에 조그만 반달이 떠 있고 어둑어둑한 하늘 아래에 땅과 연결된 사다리가 놓여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바마의 여동생 마야 소에토로 응 씨는 어린 시절 바로 이 그림 작품이 담긴 엽서를 어머니로부터 받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녀에게 있어서 이 작품의 제목과 그림은 바로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추억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소에토로 응 씨는 이번 책의 출판을 기념해 이를 홍보하기 위한 전국 여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텔레비전들이 십수년간 낮 시간대에 편성해 온 일일 연속극을 대거 폐지하기로 했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공중파 방송으로 ABC와 CBS, NBC 등은 거의 반세기 가까이 가족과 사랑 이야기 등이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일일 연속 드라마들을 방영해 왔습니다. 이런 주제들의 드라마 장르를 ‘솝 오페라(SOAP OPERA)’라고 하는데요. 이중 ABC 텔레비전의 ‘ONE LIFE TO LIVE’와 ‘ALL MY CHILDREN’가 올해 7월과 내년 1월 끝으로 완전히 막을 내립니다. 1968년에 시작돼 40년을 넘게 이어 온 원 라이프 투 라이브는 필라델피아의 가상 마을을 배경으로 가족들이 살아가는 애환을 담은 드라마이고요. 올 마이 칠드런 역시 1970년에 시작된 인기 장수 프로그램입니다. 방송사 측은 이들 드라마 대신 요리와 건강 프로그램들로 대체할 계획입니다.

문) 텔레비전들이 인기 장수 드라마를 폐지하는 이유가 있나요?

답)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역시 시청률입니다. 최근 이들 드라마들의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평가 때문인데요. 이유가 있는데요. 평일 낮 시간대 방영된다면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시청하기가 어렵겠죠. 거의 주부들이 주 시청 층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주부들의 관심에서도 점차 멀어졌습니다. 방소사들은 그러나 종합병원과 같은 여전히 인기 많은 프로그램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