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이 31일 한반도 정책을 조망하는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반도 전문가들은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맨스필드 재단 고든 플레이크 소장의 말입니다.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오바마 행정부는 처음부터 북한과 협상할 생각이 없었다며, 카터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지 않아 내심 안도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효과가 상징적인 수준에 그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현재의 한반도 상황은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핵 문제의 돌파구를 열었던 지난 1994년의 상황과는 여러모로 다르다는 겁니다. 다시 고든 플레이크 소장의 말입니다.

북한이 이미 두 차례 핵실험을 실시했고, 햇볕정책을 추구하던 남한 정권이 교체된 지금은 여러 측면에서 94년 당시의 상황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헤리티지재단의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이 장기간 계속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전략적 인내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압박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열어 놓는 정책인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마이클 그린 씨도 오바마 행정부가 기존의 대북정책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재의 대북정책이 미국 내 협상파와 강경파의 요구를 어느 정도 만족시키고 있기 때문에 기존 정책을 고수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본격적인 대북정책 선회는 아니더라도 북한과 대화와 접촉을 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북한이 핵 포기와 관련해 진정성을 보이고, 남한이 북한의 화해 신호를 받아주기 전에 미국이 먼저 북한에 접근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최근 중국 방문에 대해, 권력 승계와 경제 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의 말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김정일 위원장이 셋째 아들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승인 받기 위해서보다는 다음 달 열리는 당 대표자회를 사전 설명하기 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김 위원장이 쌀과 석유 등 경제적 지원을 얻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