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와 애리조나 주 정부가 남미계 불법 이민자 단속을 위한 이민법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습니다. 연방 법무부가 애리조나 주 이민법에 대해 위헌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국 연방정부와  애리조나 주가 이민법을 둘러싸고 법정 싸움을 벌이게 됐다니 무슨 말인가요?

답) 네, 연방 법무부가 애리조나 주에서 새 이민단속법이 시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6일 애리조나 주 피닉스 연방지법에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법무부는 애리조나 주의 개정 이민법이 연방정부의 이민정책 집행 권한과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위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무부는 또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는 애리조나 주의 이민법 발효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함께 제기했습니다. 

문) 개정된 애리조나 주의 이민법 내용이 어떻길래 이렇게 문제가 되는 것이죠? 

답) 네, 애리조나 주에서는 그동안 남미계 불법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큰 문제가 돼 왔는데요, 지난 4월 주와 지역 경찰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이민단속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주와 지역 경찰은 의심스런 이민자들을 검문해 이들을 단속, 체포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문) 연방정부는 집행 권한과 국민의 권리 침해를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있는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과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은 소장에서 이민법 집행은 연방정부의 권한으로, 애리조나 주 이민법은 연방법이 주법에 우선한다는 헌법 원리를 위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법무부는 또 애리조나 주 이민법은 경찰권 남용에 따른 국민의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이밖에 애리조나 주의 이민법은 연방정부의 균형 잡힌 이민법과 상충됨으로써 연방정부의 대외정책 목표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연방정부가 주 정부를 상대로 법정 싸움을 벌인다는 것이 저희 청취자들에게는 이해가 잘 안될 것 같은데요?  

답) 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정부체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먼저 미국은 50개 주가 연방제 아래 통일돼 이룩된 합중국인데요, 초기에 독립했던 식민지들이 나중에 주로 진화하고, 이들 독립 주들이 연방체제 아래 하나가 된 것입니다. 각 주는 전통에 따라 자체적인 법률과 규율을 갖고 있었는데요, 미 합중국이라는 하나의 국가로 통합되면서도 각 주는 본래의 기본적인 정치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허용됐습니다.

이에 따라 국방, 외교, 통화 제작 등 특정 기능은 강력한 중앙정부에 의해서만 수행될 수 있도록 했지만, 그 밖에 교육, 지방교통 등과 같은 기능들은 주로 주의 관할에 맡겨졌습니다.

그래서 미국 50개 주는 각 주 별로 법이 다르고 나름대로 자치권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연방법은 각각의 주법에 우선하도록 돼 있습니다.

문) 미 행정부와 의회 등은 애리조나 주의 이민법에 대해 일찍부터 강하게 반대해 왔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반대의 목소리는 행정부와 연방 의회 뿐 아니라 일반 기업, 민간단체 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앞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애리조나 주 이민법이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습니다.

홀더 장관은 불법이민 문제에 대한 애리조나 주민의 우려는 이해할 만하지만, 이민정책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에 주 정부들이 제각기 땜질하듯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문) 하지만 연방정부가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는 것 같은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미 의회의 공화당 지도자들과 애리조나 주 이민법 찬성론자들은 애리조나 주 이민법에 대한 연방정부의  위헌 소송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애리조나 주가 지역구인 존 맥케인과 존 카일 상원의원은 공동성명을 통해, 아직 발효도 안된 애리조나 주 이민법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너무 성급한 조치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들은 또 오바마 행정부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불법 이민자들로부터 미국민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잰 브루어 애리조나 주지사도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애리조나 주가 불법이민 문제로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음을 강조하면서, 연방정부의 소송에 맞서 끝까지 법적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애리조나 주의 개정 이민법을 둘러싸고 미 연방정부와 애리조나 주정부가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된 소식을 자세히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