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의장성명 채택 이후 북한과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에 대해 한국 뿐아니라 미국도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특히 한국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북한에 대해 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비핵화 의무를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미국의 입장과 앞으로의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유엔 안보리에서 천안함 성명이 채택된 이후 북한을 둘러싼 대화 재개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어떤 상황인지 설명해 주시죠?

답) 먼저 천안함 사건 이전 상황을 잠시 말씀 드리면요, 북한은 평화협정 논의를 요구하면서, 지난해 말에 이어 미국과의 추가 양자대화를 원했고요. 미국은 북한이 먼저 비핵화 의무를 재확인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미-북 양자회담과 예비회담에 이은 3단계 6자회담 재개 방안을 제안하면서, 당사국 간에 의견조율이 이뤄지고 있었는데요. 이런 와중에 한국 해군 천안함이 침몰하고, 북한이 배후로 지목되면서 대화 재개 움직임은 얼어붙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유엔 안보리에서 오랜 논의 끝에 천안함 사건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이 도출됐고요, 이어 중국과 북한은 곧바로 6자회담 재개를 원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문) 이에 대해 미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답) 동맹국인 한국의 입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서두르지 않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미국과 한국의 협력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북한에 대한 대응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포함한 앞으로의 상황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의견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오는 21일 서울에서 미-한 외교.국방 장관 회담이 개최되는데요,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이 회담에서 북한과의 외교 재개에 관해서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의 이번 회담은 천안함 사건 이후 처음으로 앞으로의 진전 방안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회담으로, 북한과의 외교 재개를 위한 방안도 다룰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문) 그럼 대화 재개 쪽으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건가요?

답) 이번 회담 결과를 지켜봐야 할 텐데요. 캠벨 차관보는 회담이 끝나면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관해 더 할 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6자회담이나 대화 재개를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우선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동맹국인 한국의 입장이 중요하고요. 또 오바마 행정부 초기 미국이 분명한 대화 의지를 밝혔음에도 북한이 이를 거부하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서,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6자회담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가 늘어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아울러 북한이 권력승계 과정에 있기 때문에, 6자회담이 열려도 비핵화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정서도 있고요.

문) 하지만 북한과 여전히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는 게 미국의 입장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입장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할 때만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캠벨 차관보의 기자회견 내용을 들어보시죠.

이명박 한국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언급한 것처럼 미국과 한국은 그저 대화를 위한 대화는 원치 않으며,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비핵화 의무를 수용한다는 확실한 판단이 있을 때만 대화에 임할 수 있다는 겁니다.

문) 북한은 이제 핵 보유국으로서 6자회담에 임하겠다는 입장인데, 이렇게 양측의 견해가 엇갈리면 회담 성사가 어려운 것 아닙니까?

답) 네. 하지만 북한의 추가적인 핵 개발과 도발 행위를 막고,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교적 노력이 의미를 갖는다는 지적도 분명히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유엔 안보리 조치가 마련된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은 연합군사훈련 등 추가적인 대응 조치를 취해나가면서 동시에 외교 노력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도 협의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 속에서 올해 안에는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북한의 태도도 변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천안함 성명 이후 6자회담을 언급하는 등 비교적 유화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미-한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긴장 국면이 길어진다면, 회담 재개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