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은 비핵화 사전조치와 관련해 북한이 새로운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미-북 회담과 남북회담을 순서에 구애 받지 않고 융통성 있게 진행한다는데도 양국은 합의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을 방문 중인 한국의 정부 고위당국자는 10일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후속 미-북 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지난달 말 미-북 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며 북한의 입장을 재확인한 데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후속 미-북 회담에 대해서는 북한의 요청이 있으면 거부하지는 않겠지만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치와 관련해 새로운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데 미국과 한국이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지난달 말 뉴욕회담에서 북측에 사전조치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고 한국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남북 비핵화 회담에서 북측에 제시한 구상이 있다며, 북한이 내부적으로 검토해서 입장이 정리되면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6자회담으로 가기 전에 비핵화 사전조치를 해결하고, 6자회담이 열리면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를 논의해야 한다는 미국과 한국의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비핵화 사전조치로는 북한의 핵 활동 중단,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 복귀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영변 이외의 지역에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와 북한의 기술수준과 능력을 정확히 확인하는 작업이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 고위당국자도 지난 1994년 체결된 미-북 기본합의가 깨지고 6자회담이 파행의 길을 걷게 된 것은 모두 북한의 우라늄 농축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미-북 회담과 남북회담을 순서에 구애 받지 않고 융통성 있게 진행한다는데도 합의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한국이 북한과 대화하면서 미국에는 대화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대화의 순서는 부차적인 문제이고 효과적으로 비핵화의 진전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해 이 당국자는 북한의 식량난이 예년보다 심각하지 않으며 북한 식량사정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판단에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당장 먹고 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내년 강성대국의 해를 앞두고 축제용으로 밥보다는 떡을 만들기 위해 식량지원을 요청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