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수세력이 결집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른바 ‘미국의 명예 회복’을 내세우며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이런 움직임은 특히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그 배경이 뭔지, 또 이에 대한 우려는 없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문) 최근 미국 보수층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런 지적들이 많지 않습니까? 전면에 나서서 목소리를 높이는 빈도가 훨씬 늘었어요.

답) 예. 발언 수위도 높구요. 지난 28일 이곳 워싱턴 D.C.에서 열렸던 집회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10만 명이 넘는 보수세력이 집결한 대규모 행사였습니다. 중산층 백인 위주의 풀뿌리 정치모임이죠, ‘티파티 운동’이 구심점이 됐구요. 주최 측은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오바마 행정부에 분노를 표출하는 시위 성격이 강했습니다.

문) 어떤 주장을 했나요?

답) 이날 집회를 주도한 ‘글렌 벡’이라는 사람을 주목해야 하는데요. 어떤 얘길 했는지 들어 보시죠.

과거나 현재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를 보고 전진하자, 고개를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고 결정을 내려라,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이렇습니다.

문) 글쎄요. 무슨 시위라기 보다는 종교집회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답) 언뜻 그렇게 들리죠? 이 자리에서 미국의 명예 회복을 거듭 강조했지만 사실 무엇이 명예 회복인지 정확한 설명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좀 두루뭉슬한 주장들이 이어졌다고 할까요? ‘애국심’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죠, 세라 페일린은 이렇게 촉구했습니다.

이날 모인 청중을 애국자로 치켜세우고 있는데요. 새로운 가치로 미국을 재건하자, 그렇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많은 박수를 받았구요.

문) 새로운 가치라든지 미국의 재건, 이런 구호들 역시 모호한 부분이 없지 않은데요.

답) 예. 이들이 하고 싶어한 얘기는 공화당의 전통적 가치를 회복하자, 그쯤 될 겁니다. 따라서 현 오바마 정부에 대해 강한 반감을 표출했구요. 이날 워싱턴의 링컨기념관을 가득 메운 군중들 얘길 들어보면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세금을 더 올릴까 봐 걱정이다”, “다 쓴 차 봉지처럼 오바마를 던져버려라”, 이런 험악한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문) 보수층의 이런 행보, 결국은 중간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봐야 될까요?

답) 다분히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 유력한데요. 선거를 앞두고 보수세력을 한데 모으기 위해 대규모 행사를 기획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또 한편으로는 11월 총선을 두어 달 앞두고 미국의 당파주의가 더욱 격해지고 온건주의 목소리는 점점 힘을 잃고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구요.

문) 바로 그런 기류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가 앞서 소개해 드린 ‘글렌 벡’이라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뉴스 방송국 사회자라고요?

답) 예. 보수적 언론매체인 ‘폭스 뉴스’의 진행자이자 유명 보수논객입니다. 이번 집회를 주도한 사람이기도 하구요. 오바마의 증세 정책반대에서 시작해 보수적 풀뿌리 운동인 ‘티파티 운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오바마의 저격수로 불릴 정도인데요. “진보주의라는 암이 미국 헌법을 좀먹고 있다”, 이런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문) 뉴스 방송국 사회자라고 소개해 주셨습니다만, 최근 급성장한 미국의 보수주의 운동, 이게 라디오 방송하고 관계가 깊다고 하지 않습니까?

답) 특히 미국의 AM 라디오와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원래 미국 방송에는 정치적 반론 보도를 의무화한 공정성 규정이라는 게 있었는데요. 이 규정이 1987년 폐지됐습니다. 그러면서 라디오 시사 대화 프로그램이 부흥기를 맞은 겁니다. 특히 최근 우익 성향의 방송 진행자들은 반정부 운동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이어서요, 왜곡된 사실을 전달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문) 이 같은 미 보수층의 약진, 진보 진영으로선 달갑지 않은 현상이겠네요.

답) 물론입니다. 보수세력 집회가 있던 지난 28일에도 근처에서 이에 항의하는 맞불 시위가 있었습니다. 민주당 진영은 공화당의 인기가 바로 오르지 않을 거라며 애써 담담한 입장을 보이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대규모로 열린 이번 정치행사라든가 최근의 보수층 집결 움직임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