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부터 북한에 내린 집중호우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 당국이 유엔에 정식으로 지원 요청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7년 유엔에 수해 특별지원을 요청했었는데요. 조은정 기자와 함께 유엔이 자연재해 시 어떻게 긴급구호를 제공하는지 자세한 절차와 내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조은정 기자. 북한의 수해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직 당국이 국제사회에 공식 지원 요청을 하지 않고 있죠?

답) 예. 일부 국제 비정부기구들에는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직 유엔 등 국제기구들에 특별 지원 요청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당국이 자체 자원으로 수해에 대응하고 있고요, 유엔과 적십자는 정규 연간 예산 내에서 북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문) 북한의 홍수 피해는 매해 되풀이 되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 2007년이 심각하지 않았습니까?

답) 예. 이때 북한은 이례적으로 유엔에 긴급 구호를 신속히 요청했는데요. 그 외에 국제사회에 특별 지원을 요청한 것은 2004년 용천역에서 열차 폭발사고가 발생해 150명이 사망하고 1300명이 부상했을 때와, 1995년 북한 사상 최악의 홍수 사태가 발생해 전 국토의 75%에서 피해가 발생했을 때였습니다.    

문) 2007년 대규모 홍수 사태 때 유엔의 특별 지원이 어떤 형태로 이뤄졌습니까?

답) ‘긴급구호 요청’(Flash Appeal)이라는 제도를 통해 이뤄졌는데요, 대규모 자연재난이 발생한 직후 3개월에서 6개월간 집중적으로 구호활동을 벌이기 위해 유엔이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하는 제도입니다. 유엔 상주조정관이 해당 국가 정부와 유엔 기관들, 적십자, 비정부기구들과 협의 하에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합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의 니컬러스 리더 대변인의 말을 더 들어보시죠.

UN Flash 1 EJC 8/18> they will be asked to contribute their projects to one central office, which will consolidate all …
리더 대변인은 “유엔과 비정부기구들의 개별 지원 대책들이 하나로 통합되는데, 지원 대상 지역과 분야에 있어 중복 혹은 누락이 없도록 조정할 수 있어 효율성이 극대화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지원금을 모금하기 전에 피해 규모를 파악해야 할 텐데요.

답) 예. 공식적으로 모금을 발표하기 전에 유엔 산하 각 기관들이 현장을 답사 하고 구호활동 내역을 분담합니다. 2007년 북한 홍수 때에는 40차례의 현장 답사가 실시됐습니다. 초기 조사에 근거해 모금 액수와 지원 계획이 발표되는데, 새로운 정보가 추가 됨에 따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문) 홍수가 일어났을 때 어떤 분야들에 지원이 이뤄집니까?

답) 2007년 북한 수해에 대한 유엔의 ‘긴급구호 요청’을 살펴보면, 식수와 위생, 보건, 식량, 농업, 교육 분야에 대한 지원이 종합적으로 이뤄졌는데요. 당시 북한 정부는 국제사회에 특히 보건분야에 대한 지원이 가장 시급하다며 필수 의약품, 의료 기기 지원과 보건시설 복구에 집중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홍수가 일어나면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식수와 위생 분야 역시 매우 중요한데요. 2007년 당시 유엔아동기금과 영국의 ‘세이브 더 칠드런’은 상하수도와 양수시설을 복구하고 식수 정화제를 분배했습니다.

문) 북한은 식량 안보가 만성적으로 취약한데 홍수가 일어나면 상황이 더욱 악화되지 않습니까?

답) 예. 저장고에 쌓여있는 식량과 가축이 물에 잠기고 쓸려 내려가는 한편, 논밭에서 자라는 곡식들도 상하기 때문에 다음해 식량 사정에도 악영향을 주는데요. 2007년에 세계식량계획 WFP는 수해를 입은 37개 군의 주민 21만5천명에게 3개월 간 10만t의 곡물을 긴급 지원했습니다. WFP는 올해에도 북한이 지원을 요청하면 비상 식량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미국의 소리’방송에 밝혔습니다.       

문) 홍수 이후 교육 분야에 지원이 이뤄지는 것은 이색적인데요.

답) 지난 2007년의 경우 수해로 북한 내 학교 3백16개 동이 파괴돼 3만5천 여명의 학생들이 교실을 잃었습니다. 유엔아동기금은 긴급히 학용품과 책걸상 등 기본적인 비품을 지원했습니다.

문) 2007년 북한 수해에 대응한 긴급 자금이 많이 걷혔습니까?

답) 예.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는 1천4백만 달러를 호소했는데요. 90%인 1천3백12만 달러가 모금됐습니다. 이는 2007년 유엔이 긴급구호를 요청한 15개 자연재해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목표 대비 모금액 비율입니다. 당시 스테파니 벙커 OCHA 대변인은 북한 당국이 수해 직후 긴급히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고, 현장조사를 허락하는 등 명백하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임을 알렸기 때문에 좋은 호응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