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과 방사능, 두 용어의 차이점을 구별하시는 분들 많지 않을 겁니다. 대지진의 여파로 일본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가 우려되면서 각종 원전 관련 용어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현지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정리를 좀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문) 안녕하십니까? 자, 앞서 방사선과 방사능 말씀도 드렸습니다만, 요즘 일본 원전 상황과 관련해 평소에는 거의 듣지 못하던 용어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네요.

답) 그렇죠? 수많은 언론이 앞다퉈 긴박한 현지 상황을 전달하다 보니 전문용어들을 일일이 설명하기가 힘들구요, 또 정보가 넘쳐나는 와중에 잘못된 용어가 사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진행자께서 예로 드신 방사선과 방사능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 그러게요. 방사선, 방사능,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답) 방사선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과 같이 원자량이 매우 큰 원소들이 붕괴되면서 다른 원소로 바뀔 때 방출되는 입자나 전자기파를 말합니다. 방사능은 이 방사선의 세기를 뜻하구요. (아, ‘능하다’할 때 그 ‘능’자를 쓰는군요) 그렇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단위 시간당 원자핵 붕괴 수가 바로 방사능입니다.

문) 그러니까 그 둘이 완전히 다른 거네요?

답) 예. 언론 보도를 보면 방사선, 방사능, 여기다가 방사능 물질까지 혼용돼 사용되고 있는데요. 엄밀하게 따지자면 방사성 물질로 쓰는 게 정확합니다. (방사성 물질이요?) 예. 말 그대로 방사능을 가진 물질을 가리킵니다. 방사선을 내뿜을 수 있는 물질 말이죠.

문) 플루토늄, 우라늄, 이런 거 말인가요?

답) 그렇습니다. 라듐도 있구요. 이번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된 세슘과 방사성 요오드도 방사성 물질입니다. 그리고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때 1천 km 넘게 이동한 먼지 있지 않습니까? 이게 다 방사성 물질입니다. 방사선이나 방사성 물질이나 모두 인체에 닿으면 세포와 DNA를 변형시켜서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바꾸거나 백혈병을 유발하게 됩니다. 치명적인 거죠.

문) 세슘이라는 용어도 요즘 참 많이 나오는 용어 아닙니까.

답) 그렇죠. 이번 일본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서 검출됐다고 하니까요. 세슘은 우라늄의 핵분열 과정에서 얻어지는 물질을 말합니다. 이게 워낙 강력해서요,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용으로 사용되거든요. 그런데 특이하게도 정상세포가 세슘에 노출되면 반대로 암에 걸릴 수가 있다고 합니다. 조심해야죠.

문) 이게 다 원자로에서 비롯된 거란 말이죠. 뭐 비등수형이다, 가압수형이다, 원자로 종류도 여러 가지인가 보네요?

답) 예. 좀 혼란스럽죠? 비등수형 말씀을 하셨는데 그게 일본 전체 원전의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 1원전도 이 방식이구요. 원자로 안에서 물을 직접 끓여서 격납용기 밖에 있는 터빈을 돌리는 방식입니다. 아, 격납용기도 설명을 해드려야겠네요. 간단히 얘기해서 방사성 물질이 새지 못하도록 설계된 일종의 보호벽입니다. 철판 두께가 4cm나 된다고 하구요.

문) 그렇게 두꺼운데도 지금 그게 녹아 내릴까 봐 걱정들이 많죠. 비등수형 원자로 설명을 들었는데, 그럼 가압수형은 뭔가요?

답) 그건 한국에서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원자로 안에서 압력을 높이면 증기가 발생하는데요, 이걸 증기발생기에 보내구요. 여기에서 방사능이 걸러진 고압증기가 터빈을 돌리게 됩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비등수형 원자로가 건설 비용이 적게 듭니다. 발전효율도 높구요. 하지만 방사능 안전성에 있어서는 취약한 편입니다.

문) 지금 그 단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죠? 원자로 얘기하면 노심, 노심용해, 이런 용어들도 따라다니잖아요. 일종의 ‘심’이니까 원자로 중심부를 의미하는 게 맞나요?

답) 맞습니다. 원자로의 핵연료를 담고 있는 부분이죠. 핵반응이 일어나는 곳이구요. 이 부분이 녹아 내리면 그게 바로 노심용해입니다. 원자로 노심 온도가 너무 높아지면 연료봉이 들어있는 보호용기가 녹게 되는데요. 더 뜨거워지면 핵심부 자체까지 녹아버립니다. 방사능 물질이 급격히 늘구요, 구조물까지 파괴되면 주변으로 방사능 물질이 확산될 수 있습니다.

문) 지금 우려하는 상황이 딱 이건데요. 앞서 전해드린 모든 위험 물질과 장치들을 다 포함하는 가장 큰 구조물이 바로 원자력 발전소 아닙니까?

답) 예. 그 중에서도 이번에 위기를 맞은 게 후쿠시마 제 1원자력 발전소이구요. 원자로 6기를 갖고 있습니다. 대규모 지진으로 지금 원자로 1,2,3,4 호기가 냉각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긴급조치로 바닷물을 부어 노심 용해 사태를 막으려고 했지만 결국 지난 15일 4호기까지 폭발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