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세포로 알려진 배아 줄기세포를 인체에 이식하는 임상실험이 처음으로 시작됩니다. 실험에 성공하면 각종 난치병 치료에 새 장이 열리게 되지만, 치명적 부작용과 법적 논란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문) 줄기세포, 흔히 만능세포다, 이렇게 부르지 않습니까?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답) 다양한 신체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만 아직 분화하지 않은 세포다, 이렇게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분화세포’라고도 부르구요. 만능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어느 조직으로든 만들어질 수 있는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조건만 맞춰주면 다양한 조직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문) 그러니까 어느 곳에 넣든 그 환경에 맞춰 조직을 탄생시킨다는 거죠?

답) 예. 근육이나 뼈, 뇌, 피부와 같은 어떤 유형의 세포로도 전환될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질병이 발생한 조직이나 기관을 재생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거죠. 바로 그런 치료에 응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 왔구요.

문)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제 직접 사람의 몸에 이식하는 단계까지 온 거군요.

답) 그렇습니다. 그 동안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은 충분히 거쳤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원래 지난 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이 임상실험을 허가했지만 이후에 좀 문제가 생겼습니다. (어떤 문제죠?) 실험에 사용된 생쥐에서 낭종이 생기는 이상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식품의약국은 즉각 임상실험을 중단시키고 1년 가까이 재개 여부를 심사해 왔습니다.

문) 그런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임상실험 재개를 결정한 건데 조만간 실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이 이뤄지는 거죠?

답) 그렇습니다. 임상실험은 미국 생명공학기업 ‘제론’사가 맡았습니다. 우선 10명의 척수 부상 환자를 대상으로 시작할 예정인데요. 부상을 당한 지 1~2주 정도 지난 사람들이어야 한답니다. 이들의 척수 손상 부위에 배아 줄기세포로 배양한 신경세포 전구체를 직접 주사하게 됩니다.

문) 과연 척수 기능이 회복될 것인가, 그 부분이 관건이겠군요.

답) 사실 이번 임상실험의 가장 큰 목적은 줄기세포를 직접 인체에 주입하는 것이 안전한가, 그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환자가 감각을 찾게 되는지, 마비는 풀리게 될지, 계속해서 살필 계획이구요.

문) 환자들로서는 재활 가능 여부가 절대적인 관심사일 테니까요. 자, 중요한 임상실험을 앞두고 있는데 안전할지 모르겠네요.

답) 사실 그 부분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체에 주입된 배아 줄기세포가 종양을 형성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니까요. 실제로 10여 년 전에 미국에서 유전자 치료 임상실험에 참가했던 환자가 사망한 적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물론 실험 당사자인 제론 측은 성공을 자신하고 있지만요.

문) 안정성 여부도 도마 위에 올라 있지만, 줄기세포 이용에는 늘 윤리적인 논란이 따라다니지 않습니까?

답) 예.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배아 줄기세포를 추출할 때 그 배아가 하나의 생명체냐, 아니면 그냥 여성의 신체조직이냐 하는 도덕적 문제가 남기 때문입니다. 배아는 분명 조직형성을 통해 아기로 태어날 수 있는 전 단계인 건 확실하니까요.

문) 따라서 배아를 얻는다는 건 한 생명을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논리로 이어지고, 또 이 때문에 정치적, 법적 공방이 계속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답) 예. 바로 지난 주에도 미국 연방법원이 이와 관련한 판결을 내렸습니다. 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인간의 배아를 파괴시키는 연구다, 이렇게 판결했는데요. 이에 따라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정부의 자금 지원에 대해 잠정적 정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한마디로 줄기세포 연구를 불법으로 간주한 겁니다.

문) 그런데 줄기세포 연구는 미 의회가 이미 승인한 사안 아닙니까?

답) 그렇긴 합니다만,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끝까지 거부권을 행사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해 9월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 기금 지원’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구요. 급속히 팽창하는 줄기세포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문) 하지만 연방법원이 그와 반대되는 판결을 내려서 또 한 걸음 늦춰지게 됐군요.

답) 예. 정부로부터 받아오던 연구지원금이 끊기면 민간 연구자금을 끌어와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는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습니다만, 당장 9월에 기금이 지급될 예정이던 22개 연구과제는 중단될 전망입니다. 줄기세포 연구용 기금마련을 위한 미 국립보건원의 자금 조성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