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핵 테러 방지 방안을 논의할 핵안보정상회의가 3월 말 서울에서 열립니다. 50여개 나라 정상들이 참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인데요.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핵 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핵안보정상회의를 집중 진단하는 두 차례 기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격과 주요 의제, 목표 등을 전해 드립니다. 백성원 기자입니다.

[녹취: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공식 홍보 동영상] 음악

분주히 시내를 오가는 차량들 옆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갑니다. 쾌적한 건물 엘리베이터로 말쑥한 정장 차림의 남녀가 오르내리고, 동네 공원에선 어린이들의 야구 경기가 한창입니다.

한 낮 도시의 평범한 일상은 그러나 한순간에 정지됩니다.

[녹취: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공식 홍보 동영상] 폭발음

그리고 화면은 캄캄한 암흑으로 바뀝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공식 홍보 동영상이 주는 경고는 단순합니다. 바로 이런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입니다.

전세계 53개국 58명의 정상급 인사가 오는 3월26일과 27일 서울에 모이는 이유입니다. 단일 국가가 주최하는 국제회의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한국 정부가 사상 최대 외교 행사로 홍보했던 2010년 주요 20개국 G20정상회의 규모의 두 배가 넘는 이번 회의에서는 동시통역 되는 언어만 18개에 이릅니다.

그리고 시간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One nuclear weapon exploded in one city, be it…”

2009년 4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체코 프라하에서의 연설에서 국제안보의 최대 위협은 핵 테러리즘이라며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합니다.
핵 안보 논의의 본격적인 시발점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해 미국 워싱턴에서 핵안보정상회의 1차 회의가 열렸습니다.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Terrorist networks such as Al-Qaeda have tried to….”

오바마 대통령은 회의에서 테러집단들이 핵 물질 취득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를 획득하면 반드시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회의의 지향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핵 테러를 막자는 첫 회의의 동력은 고스란히 오는 3월 서울로 이어집니다.

규모부터가 1차 회의 때보다 확대됐습니다. 워싱턴 정상회의에 참석한 47개국과 유엔, 국제원자력기구 (IAEA), 유럽연합 (EU) 등 3개 국제기구 외에 덴마크, 리투아니아, 아제르바이잔, 헝가리, 루마니아, 가봉과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가 추가됐습니다.

의제도1차 회의 때 보다 다양합니다. 1차 회의는 비국가 행위자가 핵 물질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이번 회의에선 한 걸음 더 나아가 원전시설 방호와 원자력 안전, 방사성 물질 방호 대책 마련 등으로 외연을 넓혔습니다.

한충희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 대변인은 2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취: 한충희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 대변인] “특별히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원전시설의 안보 문제에 있어서 세이프티 (안전) 문제도 같이 좀 포함해서 들여다 볼 필요가 있겠다…”

재래식 무기로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할 경우에도 핵 테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핵 테러를 최대 국제안보 위협으로 간주해 테러분자들의 핵 물질 취득을 막는데 주안점을 두면서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으로 변화한 안보환경에 맞춰 새로운 실행 목표와 계획을 이끌어 낸다는 게 한국 정부의 구상입니다.

하지만 서울이라는 개최 장소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남습니다. 북 핵 문제가 논의될 지 여부입니다.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 측은 원칙적으로 북 핵 문제는 의제로 올라가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한충희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 대변인] “이란 핵 문제, 북한 핵 문제는 핵안보정상회의의 논의 주제가 아니죠. 비국가 행위자에 의한 핵 테러 방지하는 회의기 때문에 성격이 완전히 다르구요.”

한충희 대변인은 그러나 북 핵이 중대한 현안인 만큼 주요국 간 양자 협의 정도는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대체로 그 쪽으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의 말입니다.

[녹취: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상회의이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북한 핵 문제가 핵안보정상회의 석상에서 아마 정상들의 발언을 통해 거론되지 않을까 기대를 합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북한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성명을 통해 핵안보정상회의가 도발이라며 수수방관하지 않겠다고 밝힌 겁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핵 전초기지이고 세계 최대의 핵 화약고인 한국에서 핵 안전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경악할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한 비난은 북한에서만 나오고 있는 게 아닙니다.

한국의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등 야당과 참여연대 등 38개 반핵 시민단체는 이미 지난 15일 ‘핵안보정상회의 대항행동’을 발족했습니다.

진보연대의 최은아 자주통일국장은 27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핵 안보의 시급성에 회의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최은아 진보연대 자주통일 국장] “50여개 (나라) 정상이 모여서 핵 문제를 다루는데 가장 우선적인 이슈가 과연 핵 안보여야 하는 것이냐, 우리로서는 핵 군축과 핵 발전소의 안정성 문제, 이런 부분,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다뤄야 하는 게 아닌가 라고 하는 문제 의식이 있는 거죠.”

‘대항행동’은 핵안보정상회의 개최 기간에 이를 반대하는 국제포럼을 개최하고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서울 핵정상회의가 여러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합니다.

[녹취: 찰스 퍼거슨 미국과학자협회 회장] “It’s important for Koreans…”

찰스 퍼거슨 미국과학자협회 회장은 28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핵 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추동력을 한국이 이어가게 된 건 의미심장한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정상회의는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면서 ‘서울 코뮈니케’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1차 워싱턴 정상회의 합의사항들이 선언적 성격이었다면, 서울 회의는 기존 합의에 대한 구체적 이행 방안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핵 테러 방지를 위한 세계 정상들의 노력은 2014년 네덜란드에서 이어집니다.

미국의 소리 백성원 입니다.

진행자) 3월 말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집중 진단하는 기획보도, 내일은 한국 외교통상부의 김봉현 다자외교 조정관으로부터 주최국인 한국 정부의 입장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