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부가 북한 정세분석과 관련한 내년도 예산을 대폭 늘려달라는 요구안을 제출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 등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통일부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2배 이상 늘려잡은 요구안을 최근 예산 담당 부처인 기획재정부에 제출했습니다.

14일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통일부는 내년도 예산 요구안을 통해 남북협력기금 출연금을 제외한 일반예산을 기준으로 총 3천2백80억원, 미국 돈으로 2억7천만 달러 정도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이는 올해 1천5백42억원보다 1백12%나 많은 수치입니다.

이처럼 내년도 예산을 대폭 늘려 잡은 것은 북한 정세를 분석하는 관련 사업 예산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요구안에 따르면 북한 정세분석 관리예산은 3백39억원, 미국 돈으로 약 2천8백만 달러로 올해 편성된 55억원보다 5배 이상 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북한정세지수 개발 사업에 26억5천만원, 북한 종합데이터베이스 구축에 2백67억원, 북한 방송디지털 자료 수집체계 구축에 19억4천만원 등이 잡혀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처럼 북한 정세분석에 중점을 두고 있는 데 대해  “지난 2008년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후계 문제 등 북한 내부상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북한 정세분석 평가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정세분석을 위한 사업들은 지난 해 또는 올해부터 시작된 이른바 ‘계속사업’으로 내년에 이들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이것이 예산 요구안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내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하지만 이 같은 정세분석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라도 남북관계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민간급에서까지 교류협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정세분석을 위한 정보 획득 이것은 상당한 비용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비용을 작게 들이면서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대화 대면접촉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통일부가 북한 관련 정보 부족으로 대북정책에 혼선을 빚어왔다는 점에서 지금과 같은 남북경색 국면에서라도 이 같은 사업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고려대학교 유호열 교수입니다.

“제일 중요한 게 기초자료를 제대로 갖고 있어야 올바른 교류협력을 하든 대북정책을 할 수 있는데 그동안 그런 부분들이 통일부 자체적으로 수행되지 못하고 그래서 오히려 정책적 혼선이나 이런 게 빚어졌는데 그런 것을 감안하면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고 교류가 상당 부분 제약을 받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준비 자세가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통일부는 이와 함께 내년도 주요 신규사업으로 이산가족 실태조사에 18억1천8백만원, 전후 납북자단체 지원에 4억8천만원, 북한인권재단 설립 1백억원, 북한이탈주민 지원재단 운영에 4백92억원 등을 배정했습니다. 또 내년 남북협력기금 정부 출연금으론 올해와 같은 3천5백억원, 미국 돈으로 약 3억 달러를 요구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요구안은 1차 초안으로 앞으로 기획재정부와의 협의와 국회에서의 조정 과정을 거쳐 상당 부분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