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북한을 주적으로 다시 공식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주적으로 다시 공식화할 경우 남북관계의 대결 국면은 한층 더 불안한 상황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국민원로회의를 주재하면서 지난 10년 간 주적 개념 정립에 혼란이 있었음을 지적하면서, 북한에 대한 주적 개념 부활의 필요성을 강하게 내비쳤습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청와대에서 국민원로회의를 주재하고 지난 10년 동안 주적 개념을 정립하지 못했다, 그간 발 밑의 위협을 간과하고 한반도 바깥의 잠재적 위협에만 치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주적 개념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대통령은 또 “편법으로 그때그때 대응해선 이 같은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며 “북한의 위협에도 분명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한국은 그만한 힘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한이 강성대국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2012년에 대한민국이 핵 안보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되는데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해서 이 회의에 초청받는 입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주적 개념이 확립되지 못했다고 지적한 만큼 이 문제를 실무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하반기 국방백서에 주적의 개념을 어떻게 확립시킬지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적 개념은 지난 1994년 제8차 남북 실무접촉에서 나온 북한 측 박영수 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한반도에 안보불안이 고조되면서 한국 측이 1995년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처음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전임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국방백서부터 현재까지 ‘직접적 군사위협’,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으로 표현이 바뀌었습니다.

한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주적 개념 부활 추진에 대해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조치가 천안함 사건으로 불가피해진 측면이 있다는 견해와 함께 남북관계가 깊은 수렁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을 주적으로 공식화하는 것은 군 작전 측면 뿐아니라 남북관계 전반에 영향을 주는 본질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 간 대결 국면이 더욱 불안정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입니다.

세종연구소 이상현 박사는 주적 개념 부활 추진은 천안함 사건으로 북한의 위협을 현실적인 것으로 볼 수밖에 없게 된 현 상황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주적 개념 부활이 논의되는 이유는 지난 그 한 10여 년 간 햇볕정책 때문에 이 북한의 주적 개념을 없앰으로써 우리의 안보의식이 해이해졌다 하는 그런 판단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천안함 사태 이후에 이 북한의 위협을 현실적으로 봐야 된다, 이게 지금 기본적인 정부 입장도 그렇고 국민 여론도 아마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유호열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을 다시 주적으로 공식화할 경우 한반도 안정화 측면에서 남북관계가 후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적 개념이라는 것은 우리가 하는 것은 앞으로 그 다시 남북관계를 복원하기까지 또 그런 문제들을 또 다시 풀어야 되니까 조금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남북관계는 상당히, 또 군 자체의 어떤 전투태세를 정비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러나 이제 남북관계나 한반도의 안정화라는 측면에서는 일정기간 후퇴한다고 할까 아니면 어려운 상황에 접어든다 이렇게 봐야 되겠죠.

북한은 지난 10일 대남 온라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최근 엄중한 정세국면을 이용해 공화국에 대한 ‘주적개념’을 공식 명문화함으로써 북침 전쟁 책동을 본격적으로 다그치려 하고 있다”며 “주적론은 곧 대결론이며 대결은 곧 전쟁”이라고 위협했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