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이 북한의 김일성 주석 숭배를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서방 언론들은 북한의 우상화를 비판하는 기사를 종종 싣고 있지만 러시아 언론의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러시아 국영 국제통신사인 `리아 노보스키’의 마크 베네츠 기자는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같은 회사의 마리아 프롤로바 기자와 함께 북한 당국으로부터 공식 취재비자를 받아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베네츠 기자는 북한에서 김 주석과 김 위원장에 대한 숭배가 사실상 종교를 대신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신론 국가인 북한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을 숭배하고 있다’는 겁니다.

베네츠 기자는 1주일 동안 북한에 머무는 동안 자신이 본 인물 동상은 김 주석과 김 위원장 동상 뿐이었으며, 음악회와 아리랑 같은 공연, 심지어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가는 고려항공 비행기 안에서까지 김 주석과 김 위원장의 위대함이 되풀이해서 강조됐다고 전했습니다.

베네츠 기자는 김 주석과 김 위원장이 세계 지도자들로부터 받은 선물이 전시돼 있는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도 우상화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대다수 북한 주민들은 세계 지도자들이 통상 외교적으로 선물을 주고 받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두 지도자가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기 때문에 그 같은 선물이 온다고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베네츠 기자는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들마저 그 같은 우상화 분위기에 압도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독일과 미국 등 많은 서방 관광객들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북한에 도착한 지 며칠만 지나면 김 주석의 동상이나 초상화 앞에서 머리를 숙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베네츠 기자는 절대독재를 비판하는 소설 ‘동물농장’과 `1984년’에서 모든 성공과 모든 업적, 모든 승리와 모든 과학적 발견, 모든 지식과 모든 지혜, 모든 행복과 모든 미덕이 다 지도자의 지도력과 영감 덕분이라고 기술했던 조지 오웰이 김 주석이나 김 위원장에 대해서도 잘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베네츠 기자는 관광을 마치고 돌아온 호텔에서도 북한의 우상화는 계속됐다고 말했습니다. 텔레비전을 틀자 마자 뉴스에서 김 위원장이 공장을 방문해 현지 지도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베네츠 기자는 문화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단 몇 분 만이라도 김 부자에 대한 우상화를 중단할 수 없느냐고 북한 측에 반문했습니다.

한편 베네츠 기자는 별도의 기사에서, 평양에서는 지금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공언한 내년을 앞두고 밤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자신이 묵었던 고려호텔 건너 편에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한 식당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잠을 자다가 망치 소리에 놀라 깨어보니 새벽 3시였다는 것입니다.

베네츠 기자는 평양 시내 전체는 현재 하나의 공사장이라며, 24시간 내내 공사가 이뤄지는 곳이 많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