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술 핵무기 재배치에 대해서는 행정부 뿐아니라 전문가들도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관련 법안이 상하 양원을 통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 입니다. 유미정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문) 유미정 기자, 미 의회에서 한반도 전술 핵무기 재배치 가능성이 어떻게 제기된 것인가요?

답) 네, 지난 9일 하원 군사위원회가 2013년 국방수권법을 의결하면서 한반도에 미국의 전술 핵무기 재배치를 고려하도록 촉구하는 수정법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것입니다. 수정법안은 애리주나 주 출신의 공화당 트렌트 프랭크스 의원이 발의했는데요, 전술핵 재배치 지역으로 한반도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 차원임을 강조함으로써 한반도가 대상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문) 전술 핵무기라면 미국이 한반도에서 지난 1991년 모두 철수한 것 아닙니까?

답) 네, 그렇습니다. 전술 핵무기는 위력이 0.1에서 수백킬로t인 핵무기를 말합니다. 참고로 1킬로t은 TNT 폭약 1천t의 위력에 해당합니다. 한반도 전술 핵무기는 한국전쟁 이후 1958년 군산기지에 처음 배치됐는데요, 당시에는 지대지 로켓 어네스트 존과 8인치 곡사포 탑재용 등의 핵무기가 배치됐습니다. 이후 폭격기 투하용, 지대지 미사일 탑재용 등 다양한 종류의 전술 핵무기가 배치돼 1967년엔 최대 9백 50기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인 지난 1991년, 미국과 소련이 전술핵 감축에 합의하면서 한반도에서 전면 철수됐습니다. 미국은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의 일부 지역에서만 전술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 21년 전 철수한 전술 핵무기를 한국에 다시 배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건 아무래도 북한의 위협이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답) 네, 그렇습니다. 북한이 최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고 3차 핵실험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 의회 내에서는 북한에 대한 비판과 함께 중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법안은 이런 상황을 명확하게 지적하고 있는데요, 증가하는 북한의 불법적이고 호전적인 행동에 대한 억지력과 동맹국들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미 대통령이 취하는 조치들을 의회가 지지한다면서, 서태평양 지역에 미군의 재래식 전력을 확대하고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등의 추가 조치를 언급했습니다.

문) 법안이 실제 효력을 발효하기까지 앞으로 어떤 절차가 남아있나요?

답) 법안은 현재 군사위원회를 통과해서 앞으로 하원 전체회의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군사위원회 산하 개별 소위에서 심의를 마치고 상임위 전체를 통과한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하원 전체회의에서는 통과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법이 실효를 발휘하려면 상원도 통과해야 하는데요, 상원 통과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야 합니다.

문) 상원 통과가 어렵다는 말씀인가요?

답) 하원과 달리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어서 통과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하원 군사위원회에서도 이 수정법안은 찬성 32대 반대 26으로 통과됐는데요, 공화당의 경우 버지니아 주 출신 랜디 포브스 의원을 제외한 모두가 찬성한 반면, 민주당은 2명을 제외하고 모두 반대했습니다. 다시 말해 대체적으로 공화당은 찬성, 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취한 것이죠. 그러니까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에서는 이 수정법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설령 의회에서 통과된다 해도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큽니다.

문)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답) 한반도에 전술 핵무기가 다시 배치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먼저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쉬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래리 닉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 연구원]

한반도 전술 핵무기 재배치는 주한미군과 태평양사령부가 채택해 온 한반도 전쟁 발발 시 미군의 역할을 규정한 군사전략에 반대되는 움직임이라는 것입니다.

닉쉬 박사는 한반도 전술 핵무기 재배치는 전쟁 발발 시 대규모 지상군 투입에 대한 미국의 결의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전에서 미군의 역할은 지상전투 대신 강력한 공군과 해군력 지원이라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전술 핵무기의 유용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브루스 벡톨 텍사스 주 앤젤로 주립대학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You don’t have to take out a nuke with a nuke…

핵무기를 핵무기로 공격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벡톨 교수는 북한의 핵시설이나 무기 시스템은 미국과 한국이 현재 갖고 있는 재래식 무기 시스템으로도 파괴가 가능하다며, 미국은 필요할 경우 괌에서 이륙한 전략 항공기로 핵무기를 투하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한반도에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데는 한국의 입장도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주한미군 증강이든 무기체계 확장이든 한국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는 규모가 작은 곳으로 전술 핵무기라도 환경 파괴 등 핵무기로 인한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면서, 한국은 전술 핵무기 재배치로 얻을 수 있는 실익 보다는 부정적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금까지, 유미정 기자와 함께 최근 미 의회에서 제기된 한반도 전술 핵무기 재배치와 관련한 소식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