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전세계적으로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 처음으로 일본 원전에서 방출된 것으로 보이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없는 극소량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관계 당국은 한반도 일대 대기와 바다의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는 등 긴장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지난 23일부터 강원도 대기 중에 극소량의 방사성 제논이 검출됐다고 28일 밝혔습니다.

방사성 제논은 자연상태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방출된 것으로 보입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에 따르면 다행히 검출된 방사성 제논의 최대 농도가 인체에 쪼여지는 방사선량 즉 방사선량률로 환산했을 때 시간당 0.00650 나노시버트로, 한국의 자연방사선 준위의 2만3천분의 1에 불과해 인체나 환경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이번에 검출된 방사성 물질의 이동 경로와 관련해 대기 확산 컴퓨터 예측모델로 분석한 결과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출된 일부 방사성 물질이 캄차카 반도로 이동한 뒤 북극지방을 돌아 시베리아를 거쳐 남하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런 추정은 당초 편서풍을 타고 일본에서 한반도의 반대쪽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올 것이라던 예측과는 다른 것입니다.

기상청 김승배 대변인은 일본의 북쪽인 캄차카 반도 쪽으로 올라간 일부 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상대적으로 작은 원을 그리며 한반도로 돌아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이동경로가 비교적 짧은 이 경로를 통해 원전의 방사성 물질이 한꺼번에 한반도로 들어올 경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포스텍 첨단원자력공학부 김무환 교수는 그러나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양이 전부 다 북극 루트를 타고 온다면 우리한테 영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루트를 타는 양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되거든요, 시뮬레이션 결과로 봐서는…”

전문가들은 하지만 앞으로도 한반도에서 추가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특히 이동경로 추적을 위한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이동경로를 추적해야 한다는 거죠. 만약 루트가 있다면 그 루트 곳곳에 방사성 모니터링 시설이 있는 곳과 협조체제를 갖춰서 어떤 루트를 타고 있느냐는 것을 계속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한국의 관계당국은 자체적인 방사능 감시망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전국 12개 방사능 측정소에서 일주일에 한번 실시하던 대기 방사능 측정을 매일 하기로 했습니다. 또 울릉도와 독도, 제주도 남쪽 바다, 서남부 섬 지역 등 20곳에서 바닷물과 해양생물을 채취해 분석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