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원정리와 나선시를 잇는 도로 공사 착공식을 가진 가운데 이 사업이 17년 전 한국이 북한에 선물로 주려던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한국 정부의 통일부 차관을 지낸 이봉조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원정리 도로는 지난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이 김일성 주석에게 선물로 주려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중국이 북한의 원정리와 나진항을 연결하는 도로 보수 공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 사업이 17년 전 한국이 북한에 선물로 주려던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한국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차관을 지낸 이봉조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원정리 도로는 당초 김영삼 대통령이 김일성 주석에 선물로 주려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훈춘 맞은편에 있는 도로인데, 56킬로인데, 산악지방인데 도로가 형편없어요. 그런데 도로를 직선화하는 작업인데 이것은 1994년 김영삼-김일성 정상회담에서 김영삼 대통령이 김일성에 게 줄 선물이었습니다”

이봉조 전 차관에 따르면 지난 1994년 7월 한국의 김영삼 대통령과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핵문제를 풀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을 갖기로 하고 사전 예비 접촉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이 접촉 과정에서 북한이 원정리 도로를 포장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겁니다.

“94년도에 북한이 가장 원했던 것이 그 도로였어요. 그 도로를 직선화 하고 포장해달라는 것이었어요”

이봉조 전 차관은 원정리 도로 문제가 당시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예비회담이 아니라 정보기관 채널을 통해 제기됐다고 회고했습니다.

“그 당시 우리 정보기관에서 북한이 원하는 것을 파악했을 때 그것을 파악했고, 판문점에서 그 얘기가 나온 것은 아니고,여러 실무접촉에서 북한도 요청했고…”

그러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하려던 한국의 김영삼 대통령은 ‘북한에 선물을 준다’는 차원에서 북측의 요청을 수용했다고 이봉조 전 차관은 말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이 큰 거 하나 해주겠다, 해서 리스트를 만들었는데 ,그게 김대통령 마음에 들었고, 김대통령이 이 도로가 착공되면 내가 휘호를 쓰겠다 , 휘호는 ‘평화대로’다. 휘호를 써서 내가 보낼테니까, 김영삼-김일성 정상회담을 기념해서 김영삼 대통령이 평화대로를 만들었다고 기록을 남기고 싶어했죠”

그러나 원정리 도로를 ‘평화대로’로 만들려던 김영삼 대통령의 구상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을 불과 17일 앞두고 세상을 떴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원정리 도로 건은 없던 일이 됐으며, 17년 만에 다시 중국 손에 의해 공사가 이뤄지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