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국토가 분단된 지중해 섬나라, 키프러스를 사흘 일정으로 방문했습니다. 역대 로마 교황이 키프러스를 공식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러나  교황이 도착하기 하루 전, 키프러스에서 교황과 만날 예정이던 ‘루이기 파도비세’ 카톨릭 주교가 터키에서 살해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환영일색이었던 교황 방문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베네딕토 16세 로마교황은 ‘파포스’ 공항에 도착해 성대한 환영 의식 중에 그리스 계와 터키 계로 분단된 키프러스 국민이 평화 실현을 위해 조화롭게 공존하려는 열망을 갖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키프러스는 중동지역과 키프러스의 카톨릭교도들의 위상을 재 검토할 수 있는 매우 적합한 장소라는 것입니다. 중동지역에 수세기 동안 거주해온 카톨릭교도 공동체와 교황청과의 연대, 키프러스 국민들의 평화와 화해 노력을 위해 소수의 카톨릭 교도 들이 다른 어떤 이들도  감당할 수 없는 중대한 역할을 해낼 수 있으리라는 교황청의 확신 등을 고찰해 볼 수 있는 절호의 장소가 곧 키프러스 라고 로마교황은 강조했습니다.

교황청은 터키 계와 그리스 계로 분단된 키프러스를 유럽과 중동을 연결하는 중요한 가교로 보고 있습니다.  교황은 지난 2005년 독일 방문 중에 이슬람교를 폭력과 연계시켜 이슬람 권에서 대단한 분노를 촉발했고 그 이듬해에 계획되었던 터키 방문이 취소될 위기에 처해진 일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키프러스 방문은 그 사건 이후 로마교황이 외교적 수완을 익히게 되었는지를 알리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교황청 주재 ‘죠지 풀리데스’ 키프러스 대사는 이번 교황의 방문을 키프러스 인들은 역사적 사건으로 크게 환영한다고 말합니다.

로마교황이 키프러스를 직접 방문한 것은 사상 처음이기 때문에 키프러스 정부와 그리스 동방 정교회 모두 이번 방문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황은 터키 계와 그리스 계 사이의 유엔이 후원하는 평화 회담이 3일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해 뜻하지 않게 갑자기 중단된 가운데 키프러스에 도착했습니다.

 

키프러스 수도 니코시아에서 이탈리아의 ‘알프레도 바스티아넬리’ 대사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방문은 키프러스의 분단현실을 전면에 부각시키고 어쩌면 고전하고 있는 평화회담에 탄력을 실어 줄 수도 있다고 전망합니다.

 

 

키프러스 섬에는 로마 카톨릭 교인들의 수가 그리스 동방 정교회나 다른 종교를 가진 신앙인들에 비해 꽤 적은 편이지만 교황이 키프러스를 방문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키프러스 상황에 탄력을 실어주고 키프러스 모든 시민들에게 중대한 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터키 동부지역에서 3일 로마 카톨릭교 주교가 칼에 찔려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여서  키프러스 성직자들의 표정은 꽤 침울했습니다.

 

터키 유적지의 하나인 아나톨리아 교구 담임 신부인 62세의 ‘루이기 파도베세’ 주교는 4일 키프러스에 도착해 교황을 영접할 예정이었습니다.

 

교황청 공보 책임자인 ‘페데리코 로바르디’ 신부는 교황의 이번 방문의 열쇠는 평화라고 말했습니다.  그리스 동방 정교회 신도들이 과반수를 점하는 키프러스 섬나라를 찾은 것은 역대 로마 교황들 중에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처음입니다. 키프러스 남부에 거주하는 그리스 계들은 대부분 그리스 동방 정교회 신자들 입니다.  그리스 동방 정교회는 약 900년 전인, 11세기에 로마 카톨릭 교회와 분리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소규모 카톨릭 신자들이 남아 있습니다. 카톨릭 교도들은 이곳 전체 인구의 약 1%인 만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여러 동방 정교회 단체들은 카톨릭교회와 동방 정교회사이의 대화에 반대한다며 이번 교황의 방문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가 이번 방문 중에 녹색 선을 넘어 이슬람교도들이 다수를 이루는 북부 터키 계 거주지를 찾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키프러스는 지난 1974년, 터키가 키프러스 섬 북부지역을 침공해 남북으로 분단되었습니다.  당시 터키의 침공은 그리스 정부의 지원을 받은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데 대한 대응이었습니다.

 

키프러스 남부지역은 지난 2004년 유럽연합에 가입했습니다.  그러나 ‘북 키프러스 터키 공화국’으로 자처하는 북부지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터키에 의해서만 국가로 공식 인정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