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서울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영구적인 핵 안보체제로 운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핵 군축 전문가들이 발표한 보고서 내용을 백성원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핵 테러와 핵 안전 문제 등을 논의하는 핵안보정상회의가 시한만료를 맞아선 안된다고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마크 피츠패트릭 국장과 재스퍼 팬드자 연구원이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5주 앞으로 다가온 서울 회의 이후에도 이 회의의 취지와 동력이 유지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두 연구원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비슷한 결과를 낳을 핵 공격과 대량의 방사능을 방출하는 폭탄의 폭발 가능성 등이 핵안보정상회의가 지속돼야 하는 충분한 동기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현재 핵 안보 관련 국제기구나 회의가 기술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핵정상회의는 국가 정상들이 머리를 맞대고 핵 위협에 대한 실질적 대응책을 강구케 하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각국 정상들이 직접 의제를 다루는 만큼 관료주의나 부처간 업무 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효율을 쉽게 극복하고,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정치적, 기술적 발판을 마련하기 쉽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2010년 워싱턴에서 열린 첫 정상회의에 이어 올해 서울이 개최지로 선정된 건 한국의 핵 에너지 의존도와 조직적 역량을 고려할 때 매우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한국처럼 핵무기 비보유국이 회의를 개최함으로써 핵 안보가 핵 보유국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는 상징성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올해 서울 회의 이후 핵안보정상회의의 동력을 지속시키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우선 미국 관리들이 2014년 네덜란드 회의를 마지막 행사로 간주하고 있는데다, 회의가 지속된다 해도 각국 정상들과 관리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의제를 개발하기 힘들다는 점을 걸림돌로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기존의 핵 안보 관련 노력들이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수반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비슷한 성격의 회의에 추가로 참가할 동기 부여가 부족하다는 점도 어려움으로 꼽았습니다.

실제로 각국 정상들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마주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지난 2010년 워싱턴 회의에 참석했지만 그 같은 ‘오바마 효과’도 점차 효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모든 나라들이 핵 안보 문제를 주요 위협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특히 서울 회의에서 추가로 다룰 핵 안전과 핵 비확산 문제는 국내정치 여건과 재정 확충 등의 걸림돌에 부딪힐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습니다.

두 연구원은 이 같은 어려움으로 인해 2014년 이후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한 각국 정부의 관심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주요 8개국 G-8 정상회의나 세계 핵테러방지구상 (GICNT) 등에 핵 안보 문제를 포함시켜 핵안보정상회의의 추동력이 이어지도록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민간기구 등을 통해 각국의 핵 안보 노력과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거칠 것을 제안했습니다.

한편 오는 3월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는 전세계 50여개국 정상과 4개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합니다.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핵 테러 대응을 위한 국제적 협력과 핵 물질의 불법 거래 방지, 핵 물질과 원자력 발전소 등 핵 관련 시설들의 방호 방안이 주로 논의됩니다.

미국의 소리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