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일본의 전직 국회의원 등 60명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일본인 납치 문제에 진전이 없는 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기념행사에 정치인과 전문가 등 일본인 60여명을 초청했다고 `NHK 방송’이 20일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에 따르면 북한 지도부는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 100주년 행사를 앞두고 일본의 전직 국회의원과 전문가, 민간단체 인사 등 60여명을 초청했습니다.

초청 받은 인사는 북한과 관계가 있는 인물들로, 이들은 4월 15일경 열흘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NHK는 북한 지도부가 일본 인사를 초청한 것은 일본인 납치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 관계가 냉각돼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시기를 맞아 교류와 정치적 관계 개선을 위한 실마리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북한 전문가인 시즈오카 현립대학의 이즈미 하지메 교수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몇몇 민간인들을 초청한다고 해서 양국 관계가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시즈오카 현립대학의 이즈미 하지메 교수] “뭐 북한에 대해 나쁜 감정이 없는 사람들과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그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전 국회의원이나 그런 사람들은 정부에 대해 별 영향력이 없거든요.”

한편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가 지난 해 11월 북한 측과 비밀리에 접촉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북한에 남았다가 사망한 일본인의 유골 수습과 관련한 협의를 제안했다며, 북한 측으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가 북한의 노동당 간부와 외국에서 접촉했으며, 이는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몰자 등의 유골 수습과 위령 사업의 일환이라고 전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양국의 이 같은 물밑접촉에 대해, “납치자 문제를 해결하고 교착상태에 빠진 북-일 관계의 국면 전환을 시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인 약 3만5천 명이 귀국하지 못하고 북한에 남아있다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 내에서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과의 협의는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난 2006년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해 다양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앞서 일본은 나카이 히로시 전 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 담당상이 지난 해 7월 북한의 송일호 일-북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와 비공식으로 접촉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중국에서 만났습니다.

그러나 이즈미 하지메 교수는 물밑접촉이 이뤄졌다 해도 납치 문제에 진전이 없는 한 북한과 일본 간 관계가 풀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시즈오카 현립대학의 이즈미 하지메 교수] “일본은 먼저 납치 문제가 먼저 진전돼야 한다는 입장이고, 북한은 우선적으로 평양선언부터 하고 싶은 입장이니까, 아직 양측간에 큰 거리가 있어서… 올해에 양측간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 등 한국 정부의 제의는 거부하면서 미국과 일본과는 대화를 계속하는데 대해, 한국을 소외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