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 일본 세 나라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워싱턴 협의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이 북 핵 협상 과정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내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개선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세 나라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워싱턴 협의 후 발표문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 과정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는 물론 관계 개선의 길도 열려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낸 것입니다.

한국 내 남북 문제 전문가들은 이 발표문이 최근 연이어 대화에 나설 것을 설득하고 있는데도 북한으로부터 거듭 비난을 받고 있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고려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은 최근까지 북한과 접촉을 가져왔기 때문에 한국만 대화에서 소외되는 듯한 모양새가 일각에서 제기하는 북한의 ‘통미봉남’ 전술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을 의식한 때문이기도 하다는 설명입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지금까지 북-미간의 접촉을 해왔고 또 북-일간 해왔기 때문에, 그러나 남북관계는 외형상으로 전혀 대화라든지 개선의 여지가 안 보였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 입장을 반영한 공동발표문이 아닐까 보고 그러나 이런 발표문 속에서는 실질적으로는 북한 뿐만 아니라 한국도 대화를 위해 노력하라는 촉구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18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협의 결과는 새로울 것이 없는, 기존원칙을 재확인한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두 차례 남북대화를 했기 때문에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세 번째 미-북 양자접촉에 앞서 남북대화가 있어야 한다는 식의 형식적인 부분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선 대화의 순서가 중요하지 않다는 유연한 태도를 거듭 강조한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론 남북관계의 최대 걸림돌인 천안함 연평도 사태를 포함해 모든 현안을 의제로 해 일단 대화의 장을 갖자고 북한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워싱턴 협의 발표문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 개선이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김정은 후계체제를 공고하게 다지기 위해 한국과의 긴장을 유지하려고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식량 지원과 같은 인도적 지원 사업이나 이산가족 상봉 같은 작은 부분에서라도 뭔가 풀리면 대화가 고위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데 그러나 당장은 북한이 권력 공고화 차원에서 대남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고위급 회담이 열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 교수는 또 올해 한국에서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교체를 유도하기 위해 북한이 이명박 정부와의 갈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외교안보연구원의 김현욱 교수도 북한의 새지도부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에있기 때문에 외부와의 성급한 대화보다는 시간끌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미국에 대해 식량 지원 규모와 품목을 변경했다고 비난하고 나선 것도 같은 차원의 행동이라는 얘깁니다.

“김정은 자체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권력을 장악할 능력이 없고 거의 장성택에 의해 움직이는 과정인데 그 과정에서 불만세력을 처리하는 과정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나, 그래서 북한 측에서 식량을 더 달라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권력 장악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한 핑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보거든요.”

전문가들 사이에선 향후 남북관계가 6자회담 재개 협상의 진전에 영향을 받으며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