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면서 생명 윤리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노벨상 하면 세계에서 최고로 권위 있는 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왜 논란이 되고 있는 겁니까?

답)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영국의 로버트 에드워즈 케임브리지 대학교 명예교수가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에드워즈 교수는 아기를 갖지 못하는 전 세계 4백만 명 이상의 부모들에게 기적의 선물을 안겨준 수호천사란 찬사와 생명체인 인간의 배아를 파괴하는 원조 살인자란 양극의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가톨릭 등 종교, 윤리 단체에서 강력히 항의하고 있는 거죠.

문) 복잡한 얘기들이 얽혀있는 것 같은데요. 우선 하나하나씩 실타래를 풀어보죠. 에드워즈 교수가 개발한 인공 체외수정. 어떤 겁니까?

답) 전문용어로는 말씀하신 대로 체외수정, 약칭  IVF 라고 하는데요. 우리에겐 사실 ‘시험관 아기’ 란 말이 더 친숙하죠. 성숙한 난자를 여성의 난소에서 채취해 체외에서 정자와 수정시킨 뒤에 배양을 해서 다시 자궁에 이식시키는 방법을 말합니다.

문) 그러니까 남녀의 성행위를 통해 정자가 여성의 체내로 들어가 임신하는 일반적인 체내 수정과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주로 임신을 할 수 없는 불임 여성 혹은 성 불능 남성이 이 방법을 이용하는데요. 지난 1978년 에드워즈 박사와 동료인  패트릭 스탭토 박사가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1978년에 태어난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인 영국인 루이즈 브라운씨는 건강하게 성장해 자녀까지 정상적으로 낳아 기르고 있습니다.

문) 당시에는 전 세계가 정말 깜짝 놀랐었는데, 이젠 지구촌에서 어렵지 않게 시험관 아기를 볼 수 있죠?

답) 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4백만 명 이상의 시험관 아기가 체외 수정을 통해 태어났습니다.

문) 규모가 상당하군요.

문) 그렇죠. 그 밖에 체외 수정은 요즘 현대의학의 꽃으로 불리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어머니 역할을 했고, 대리모 기술 등 의학 기술의 혁명을 주도했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받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왜 인공 수정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겁니까?

답)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하는 생명윤리에 어긋난다는 지적 때문입니다. 시험관 아기가 사실 한번에 성공할 수 있으면 좋은데 그런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단 한번의 성공을 위해 수 많은 인간 배아가 버려지거나 냉동돼 보관되는 게 현실이란 거죠.

문) 얼마나 많은 인간 배아가 폐기되고 있나요?

답) 체외 수정에 반대하고 있는 로마 교황청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체외 수정 인간 배아의 80퍼센트 이상이 자궁에 이식되지 못한 채 버려지거나 냉동 보관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교황청이 이번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발표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가 어느 정도 짐작이 되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교황청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며 윤리적 사안을 무시한 처사” 라고 이번 노벨 의학상 선정을 비난했습니다.

문) 윤리적 문제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겁니까?

답) 가톨릭에서 생명윤리를 담당하는 최고 책임자인 이그나시오 카라스코 데 파울라 생명학술원 원장이 문제를 대표적으로 지적하고 있는데요. 파울라 원장은 인간이 잉태되는 순간부터 생명체로 봐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체외 수정이 없었다면 수백 만개의 난자가 시장에서 팔리거나, 헤아릴 수 없는 연구용 난자가 버려지고 냉동고에 보관돼 실험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거죠.

문) 결국 배아 과정에서 어느 시기부터 인간으로 봐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으로 돌아가는 것 같군요.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종교, 윤리 단체들은 이런 체외수정을 통해 부모가 대여섯 명이 발생하고 할머니의 난자를 통해 아기가 태어나는 것 같은 가족 파괴 현상도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또 생명체가 시장의 물건처럼 거래를 통해 사고 팔리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특히 돈을 받고 자궁 이식을 받아 임신한 뒤 아기를 낳아주는 ‘대리모’ 논란은 여러 나라에서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문) 저도 관련 뉴스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대리모이지만 임산부가 겪는 대부분의 과정을 겪고 산통까지 느끼며 아기를 낳았는데, 과연 누가 진짜 엄마인가..라는 내용의 특별 취재였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이 곳 미국이나 한국에서도 그런 논란이 있죠. 또 일각에서는 체외 수정을 통해 낳은 아기들 가운데 선천성 기형 비율이 일반 출산보다 높게 나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고, 인도 같은 나라에서는 남아 선호 사상 때문에 선별적으로 배아를 골라내 폐기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 받고 있습니다.

문) 논란이 적지 않은 것 같은데, 노벨상 위원회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인공 체외수정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며 반박했습니다. 노벨 생리의학상 시상위원회의 크리스터 후그 위원은 이 기술이 엄격한 윤리 기준에 따라 규제되고 있고, 시험관 아기들은 다른 정상아들처럼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습니다.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에드워즈 교수는 현재 건강이 악화돼 별도로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에드워즈 교수의  부인은  그가 수백만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친 불멸의 선구자라고 말했습니다. 시험관 아기 세계 1호 루이즈 브라운씨 역시 노벨상 소식을 반겼는데요. “에드워즈 교수가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