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적의 유네스코 간부가 지난 달 말 서울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가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유네스코 차원의 실무적인 방북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최근 조성된 남북 간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국적의 유네스코 간부가 지난 달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12차 유네스코 EFA(Education for All, 모두를 위한 교육) 국가조정관 아태지역 회의’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복수의 한국 정부 소식통은 1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유네스코 아태지역 교육본부 소속의 북한 출신 간부 장모 씨가 유네스코 직원 자격으로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북한 국적의 국제기구 직원이 방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장 씨는 유네스코 아태지역 교육본부의 고위급 간부로, 이번 회의를 진행하는 좌장 역할을 맡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장 씨는 한국에서 1주일 가량 머물다 지난 달 31일 유네스코 아태지역 교육본부가 있는 태국 방콕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네스코 EFA 국제조정관 아태지역 회의’는 해마다 방콕에서 열리다 올해 처음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한국의 교육과학기술부와 유네스코 아태지역 교육본부가 공동개최한 이번 회의에선 영유아 교육과 초등교육 보편화 문제 등이 다뤄졌으며 남북간 현안은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비록 국제기구 직원 자격이지만 한국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북측 인사가 참가한 것은 드문 일로, 북한은 유네스코 회원국임에도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유엔 소식에 밝은 한 외교 소식통은 “국제회의라 하더라도 북한 국적의 국제기구 간부가 방한한 것은 남북한 당국의 의지가 없으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국적의 인사가 한국에 입국하려면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한국 정부의 승인을 사전에 받도록 돼 있습니다.

한국 내 일부에서는 이번 북측 인사의 방한이 남북 비핵화 회담에 이어 한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밀가루 반출 승인 등 최근 남북 간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은 장 씨가 유엔기구가 연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는 점에서 남북교류 측면에서 볼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유네스코 차원의 실무적인 방한이었던 만큼 남북 관계에서 의미 있는 방한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