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남측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이후 중단됐던 금강산 관광사업이 중대 기로에 섰습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오늘(28일) 북한이 금강산 지구 내 남측 재산을 정리하겠다고 위협한 데 대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 지구 내 재산 정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방북을 하루 앞둔 28일, 북한이 과거와 달리 본질적인 변화를 꾀하는 것 같다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북한이 금강산 내 남측 자산을 동결, 몰수한 데 이어 더 심각한 추가 조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독자적인 관광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그동안의 미온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금강산 지구 내 남측 재산을 정리하겠다며 오는 30일까지 남측 기업들에 방북할 것을 요구하자 민간 사업자와 함께 정부 당국자 6명을 방북단에 포함시켰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해 4월 북측의 동결, 몰수 조치 때는 민간 사업자 30여 명만을 북한에 보냈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4월 남측 부동산을 몰수, 동결한 데 이어 올 들어선 금강산 국제관광특구를 신설해 외국 기업과 개인이 금강산 지구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특구법을 공표하는 등 압박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29일 접촉에서 남측 자산을 북한이나 제3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김영윤 박사입니다.

“남측 기업 자산을 몰수해서 더이상 사용하지 말라는 통보도 할 수 있겠지만 이는 남측과의 계약을 위반한다는 그런 부담이 있기 때문에 시설을 공동 사용하자고 남측에 통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방북단에 법무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실무자를 포함한 것도 북한의 실질적인 조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중국을 비롯한 미국 등 외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금강산 관광상품을 잇따라 내놓는 등 관광사업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북한이 당장 초강수를 두기보다 단계별로 수위를 높이며 관광 재개를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민간 자산은 다시 몰수하고 몰수했던 정부 자산은 북측이 갖겠다는 식으로 얘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걸 풀고 싶다면 관광 재개하라는 압박카드를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산 몰수 조치와 관광 재개 조건을 둘러싸고 남북 양측이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북한은 28일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이번 기회를 놓치면 금강산 관광과 관련한 협의의 기회를 영영 잃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전반적인 남북관계와 맞물려 있는 만큼 이번 접촉에서 쉽게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