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와 미-북 간 대화에 이어 일본도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6자회담이 열리기 전에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을 도쿄 김창원 기자 연결해 듣겠습니다.

문) 김 기자, 최근 남북대화, 미-북 대화 등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데요. 일본도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세안지역 안보포럼에서 2년 7개월 만에 남북대화가 이뤄지고,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뉴욕을 방문하는 등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고 있는데요. 일본 정부도 이에 뒤질세라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일본 전 납치문제담당상이 지난 21일 중국 창춘에서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 정상화 교섭 담당 대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오늘 ‘마이니치신문’은 간 나오토 총리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다음 달 중에 북한과 협의를 검토하도록 내각에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함께 납치 문제 진전 가능성이 보이면 간 나오토 총리가 올해 안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담판을 지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접촉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다양한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일본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입니다.

문) 일본이 6자회담 전에 일본과 직접 일대일 대화를 하려는 이유가 뭔가요?

답) 일본이 최근 부쩍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일본인 납치 문제 때문입니다. 북한에 의해 강제 납치된 일본인에 대한 진상조사와 함께 피랍자들을 본국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일본 입장에서 볼 때 정권 차원을 넘어선 국가적인 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내각부에는 각 부처에서 차출한 50명의 인력과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전담기구가 있을 정도로 납치 피해자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그런데 일본만 북한과의 대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핵 동결을 위한 6자회담이 진행되면 납치 문제가 자칫 의제설정에서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겁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방북했을 때 일본인 납치를 인정하고 5명을 일본으로 돌려보냈지만, 일본은 추가 소재 파악과 귀환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일 양국은 2008년 8월 중국 선양에서 납치 문제를 재조사한다는 데 합의했지만 이후 북한의 핵 실험 등으로 대화가 중단됐습니다.

문) 일본에서는 최근 집권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매우 낮은데 정치적 효과도 상당하겠죠?

답) 그렇습니다. 민주당 정권과 간 총리로선 바닥을 기고 있는 지지율과 총리 퇴진 압박에서 일거에 벗어날 수 있는 카드로 납치 문제에 주목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2002년에 납치 피해자를 데리고 귀국한 다음 해 치러진 총선에서 자민당이 대승을 거뒀듯이 납치 문제에서 성과를 내면 엄청난 정치적 효과가 있습니다. 또 일본은 외교적으로도 동북아 주도권을 미국 중국에 내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경제력에 걸맞은 외교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북한과의 직접 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간 총리가 다음 달 퇴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정권의 구심력과 리더십이 약화된 상태여서 북한이 일본 현 정부와의 대화에 응할지는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