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난달 중국 방문 이후 경제 개혁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중국 외교부의 고위 관리가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과 중국이 지난 8일 공동개발 착공식을 가진 압록강의 섬 황금평의 개발권을 갖고 있는 중국 지방정부가 개발 업체의 손실 보전에 대해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황금평 경제지구 개발 기업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홍콩 기업도 보도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베이징 온기홍 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추이톈카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북한의 경제 개혁과 관련해 발언한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답) 추이톈카이 외교부 부부장은 어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난달 중국 방문 이후 북한이 경제 개혁 및 개방과 관련해 어떤 새로운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추이 부장은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추이 부부장은 자신이 여러 번 북한에 다녀왔다면서 북한 사회 내부에서 경제 활동에 대한 관심이 분명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들었다며 이는 권장하고 지지할 만한 현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추이 부부장은 이어 북한의 경제 개혁이 실현되기까지 분명히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진심으로 경제 개발에 나서도록 하기 위해 한반도에서의 긴장이 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이와 관련해, 북한과 중국이 지난 8일 공동개발 착공식을 가진 압록강 섬 황금평 경제지구의 개발권을 쥐고 있는 중국 쪽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답) 황금평 경제지구를 개발하는 민간 기업에 손실이 발생하면 중국 당국이 손실액의 80%를 보전하는 것으로 전해진 것과 관련해, 황금평 개발을 맡게 될 중국 랴오닝성 정부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이곳 언론매체들이 랴오닝성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해졌습니다.

앞서 중국의 유력 경제지인 ‘경제관찰보’는 지난 20일 독자적으로 입수한 협의서를 바탕으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홍콩의 종합합투자회사인 신헝지(新恒基) 그룹이 미화 100억 달러를 투자해 황금평섬을 개발하기로 했고, 중국 당국은 북한의 불확실성을 고려해서 만일 신헝지그룹에 투자 손실이 발생하게 되면 손실액의 80%를 보전해 주기로 했습니다.

문) 중국 랴오닝성 정부 쪽이 황금평 개발 기업에 손실액 보전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무엇보다 금전적 부담 때문입니다. 랴오닝성 정부 쪽은 황금평 경제지구의 개발을 맡은 기업에 손실액을 보전해 주게 되면, 그 책임은 개발권을 갖고 있는 랴오닝성 정부가 떠 안게 된다며 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랴오닝성 정부는 또 황금평 경제지구가 중국 기업들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해 앞으로 개발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엄청난 금액에 달할 수도 있는 손실액까지 보전하면서 황금평을 개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문) 중국 랴오닝성 정부는 손실 보전 방식의 개발에는 부정적인 입장인 거군요?

답) 네. 시장 원리에 따라 민간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투자해서 개발해야 하고, 또 그에 따른 성과물뿐 아니라 실패에 대한 책임도 투자한 기업이 전적으로 져야 한다는 게 랴오닝성 정부의 입장입니다. 황금평 경제지구 개발이 실패하고 랴오닝성 정부가 손실액까지 보전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왕민 랴오닝성 공산당위원회 서기에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앙 정계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왕민 당서기로서는 치명적인 과오가 될 수도 있는 손실액 보전 방식의 황금평 개발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랴오닝성 정부는 황금평 개발을 전적으로 민간 기업에게 맡기겠다는 뜻이군요?

답) 네. 랴오닝성 정부는 황금평 경제지구 개발은 민간 기업에 전적으로 맡기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 정부가 황금평 개발에 주도적으로 나서길 희망하면서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 중 양쪽 간에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황금평 개발에 진통이 예상됩니다. 아울러 랴오닝성 정부는 황금평 말고도 성 지역 안에 개발할 토지가 많은 만큼 황금평 개발에 별다른 매력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황금평 섬에서는 착공식 이후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 별다른 공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황금평 경제지구 개발에 나설 것으로 거론됐던 홍콩 기업(신헝지 그룹)도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는 소식도 있는데요?

답) 네. 중국 ‘경제관찰보’는 지난 20일 북한이 황금평 경제지대의 개발권을 홍콩의 종합투자회사인 신헝지그룹에 넘기는 것을 허용했고, 또 다시 추진중인 신의주 경제특구의 초대 행정장관으로 신헝지그룹의 가오징더 이사장을 기용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었습니다.

하지만, 홍콩 현지 신문 문회보는 오늘 신헝지그룹의 관계자의 말을 따서, 외신의 보도와는 달리 가오징더 이사회 의장은 지금껏 북한을 방문한 적도 없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난 적도 없으며 황금평 개발과 관련한 어떠한 협의도 한 적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신헝지그룹 관계자는 또 가오징더 의장이 북한 신의주특구 행정장관을 맡을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최근 중국 매체들의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문) 또한 중국 쪽에서는 북한이 압록강 일대 섬들에 대한 영토권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판단하면서, 황금평 개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답) 황금평은 압록강 하류에 퇴적물이 쌓여 형성된 섬인데요, 중국 군사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서륙망은 ‘황금평 내막’이라는 기사에서, 지난 1962년 국경선 조정 과정에서 중국이 황금평을 북한에 내준 것에 대해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중국과는 붙어 있고 북한과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 황금평이 북한 소유가 되면서 압록강의 섬 대부분이 북한에 귀속돼 중국으로서는 아쉽다는 것입니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의 장롄구이 교수도 유력 주간신문인 남방인물주간 최근호를 통해, 북한의 황금평 개발 목적에는 퇴적층에 의해 새로 생기는 압록강의 섬들에 대한 영토권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점을 중국이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