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열리는 미-북 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의도와 계산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핵화라는 전략적 변화 대신 전술적 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은 지난 5월 국방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남한의 이명박 정권과 상종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두 달 만에 남한 측과 만났습니다. 한국의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한 외무성의 리용호 부상은 지난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북 비핵화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어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미국에 보내 미-북 회동에 나섰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같은 정책 선회에 대해, 평양이 ‘전략적 변화’ 대신 ‘전술적 변화’를 꾀하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책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박사입니다.

"As a matter of fact…"

전략적 변화란 핵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인데 지금까지 나온 북한의 언행을 보면 핵을 포기할 의지는 없는 것 같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술적 변화를 꾀하는 배경으로 크게 2가지 요인을 꼽고 있습니다.

우선 ‘중국 요인’입니다. 현재 북한은 ‘중국이 없으면 살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정치적,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일한 동맹국인 중국이 남한, 미국과 대화하고 6자회담을 재개하도록 종용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나 대화를 거부하기는 곤란했을 것이라고 리스 박사는 말했습니다.

"I think have to do with China…"

또다른 이유는 북한 내부 사정입니다. 북한 당국은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만들겠다고 장담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금 강성대국은 커녕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한국이나 미국과 대결 구도를 계속하기는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미 서부 남가주 대학의 데이비드 강 교수는 말했습니다.

"North Korea still…"

일부에서는 북한의 군부 등 강경파가 힘을 잃고 외무성을 중심으로 한 협상파가 득세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합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인 조셉 버뮤데즈 씨의 말입니다.

"Korean people's army…"

북한에서는 군부를 중심으로 한 국방위원회가 대남정책과 대외 관계를 여전히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6일 뉴욕에 도착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가방 속에 별다른 카드가 들어있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입니다.

"Invite IAEA back in…"

클링너 연구원은 김계관 부상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을 복귀시키고 그 댓가로 식량을 얻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진정 강성대국을 이루고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려면 전술적 변화 대신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 복귀는 물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핵 프로그램 중단, 그리고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선언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