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식량난으로 군부대에 식량배급을 제대로 못한다는 사실이 영상으로 확인됐습니다.공개된 영상에는 영양실조에 걸려 피골이 상접한 북한 군인의 모습이 생생했는데요. 선군정치를 내세우는 북한당국이 왜 군인들에게 식량을 공급 못하는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군인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비디오가 공개됐습니다.

한국의 KBS 방송은 11일 식량배급을 받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린 북한 군인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방송했습니다. 이 동영상은 일본의 대북 단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지난달 촬영한 것으로 식량난으로 영양실조에 걸린 북한 군인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평안남도에서 촬영된 이 동영상을 보면 황토색 군복을 입은 10여명의 군인들이 건물 앞에 모여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20대로 보이는 군인들은 한결같이 키가 작고 눈은 퀭하게 들어갔습니다. 주저앉은 군인들의 상태는 더 심각합니다. 몸은 앙상하게 뼈만 남았고 두 눈은 초점을 잃었습니다. 한 군인이 배가 고픈 듯 고통을 호소합니다. 그러자 북한군 장교는 이 군인에게 발길질을 합니다.

서울에 있는 탈북자 김승철씨는 이 동영상은 선군정치를 내세우는 북한당국이 군인들에게 배급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은 탈북자 말로만 전해지던 것을 사진을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보시면 정확합니다”

동영상을 공개한 아시아 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 NK’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북한에서 식량난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대부분의 군인들”이라며 “어떤 부대는 절반 이상이 영양실조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 군인들이 배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은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고 말합니다.당시 북한이 ‘고난의 행군’으로 경제 전반이 나빠지면서 자연 군인들에 가는 식량배급도 줄었다는 겁니다.

북한군의 규정에 따르면 일반 군인들은 하루 7-8백그램의 식량을 배급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하루 3백그램 정도를 배급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동영상을 공개한 ‘아시아프레스’측 관계자는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는 나지만 하루 150-300그램의 강냉이, 옥수수를 배급받는 것이 고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탈북자 김승철씨는 배급량도 중요하지만 배급이 일정치 않거나 쌀대신 강냉이, 옥수수가 나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원래는 하루 7백그램 이상을 주어야 하는데 옛날에는 쌀을 줬는데 80-90년대에 들어서는 강냉이를 섞어주고 지금은 그것도 부족한거죠”

탈북자들은 북한 군대에서 식량난이 장기화되면서 배급과  관련된 각종 은어도 생겼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을 ‘강영실 동무’이라고 부르며, 사단장과 연대장을 비롯한 고급 장교들이 배급을 중간에 떼어 먹는 것을 풍자하는 경우도 있다고 김승철씨는 말했습니다.

“장교와 하사관들이 병사용 식량을 떼어먹는 것이 문제인데, 사단장은 사정없이, 연대장은 연대해서, 대대장은 대대적으로 떼어먹는 그런 말이..”

군대의 식량난은 북한 사회에서 군대와 민간인 간에 갈등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미 해군 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군인들이 배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자, 배가 고픈  군인들이 협동농장이나 민가를 공격해 식량을 훔쳐가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군대에 공급할 군량미가 부족하자 일반 주민을 상대로 ‘애국미’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7월4일 평양에서 열린 군중대회에서 북한의 농업근로자 대표인 한 여성이 애국미 헌납을 독려하는 목소리입니다.

“우리 농업생산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키며, 우리 군대에게 더 많은 군량미를 보내주기 위한 투쟁에 한 몸까지 바쳐 나가겠습니다”

탈북자들은 군량미를 공급할 책임이 있는 북한당국이 애국미라는 명목아래 주민들에게 군량미 헌납을 강요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합니다. 북한에서 경제 일꾼으로 활동하다 2002년에 한국으로 망명한 탈북자 김태산 씨의 말입니다.

“배급제가 없어진 상황에서 개인들은 1년치 식량을 확보하고 있는데, 개인은 식량이 있는데 국가가 식량이 없는 겁니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북한 동영상에는 평양 중심부의 모란시장  모습도 나왔습니다. 북한 군대가 식량난을 겪고 있다지만 시장에서는 다양한 식료품이 매대마다 가득했습니다. 계란과 빵 그리고 젖갈같은 음식이 곳곳에 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입품으로 보이는 고급 샴푸와 린스도 팔리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