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인신매매되는 탈북 여성들의 상당수가 인터넷 음란 채팅업체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국무부 역시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 우려를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중국에서 탈북자 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의 인권단체 관계자는 4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인터넷 음란 채팅방에 팔려가는 탈북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에는 탈북 여성들이 강제 결혼이나 술집에 팔려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인터넷 음란 채팅업을 운영하는 범죄 조직에 팔려가는 경우가 급속히 늘고 있다는 겁니다.

음란 채팅 사이트는 인터넷 사용자가 일정의 접속료를 온라인으로 지불하고 신체 부위를 노출한 여성을 화상을 통해 보거나 대화하는 것으로 중국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국 내 범죄조직들은 특히 수 십만에 달하는 한국인 고객들을 겨냥해 이 사업을 확대하면서 탈북 여성들을 강제로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국 경찰청은 지난해 8월 중국에서 현지 조직들과 조선족, 탈북 여성 160명을 고용해 음란 채팅 사이트들을 운영하며 미화 120만 달러를 챙긴 한국인들을 구속하기도 했습니다.

한 탈북자 구출단체 관계자는 탈북 여성들을 통한 음란 채팅업이 확산되면서 연길 지역에서 탈북자들을 보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연길에 탈북 동포들이 안 보이는 이유중의 하나는 뭐냐 하면 연길이나 도문에 화상 채팅업소가 엄청나게 많거든요. 주로 다 (탈북 여성들이) 이 업소에 다 은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 돌아다닐 일이 전혀 없구요. 화상 채팅 업소를 운영하는 사람들 역시 공안 아니면 건달들과 다 연계돼 있기 때문에 절대 잡혀가지도 않고…”

한국의 탈북자 지원 선교단체인 ‘두리하나 선교회’ 의 천기원 대표는 4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음란 채팅업에 팔려 간 탈북 여성들은 탈출이 매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한 방은 조직원 두 명이 항상 거처하고 나머지 두 방은 두 명씩 두 명씩 넣어서 점 조직 형태로 하더라구요. 대규모가 아니라 아파트에 넣어 놓고 하니까 단속이 잘 안되죠.”

더구나 조직원들이 탈북 여성들의 방문을 밖에서 걸어 잠그고 철저히 감시해 탈출이 매우 힘들다는 겁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주 발표한 2011 국제인신매매 보고서에서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이 강제결혼과 사창가로 팔려갈 뿐아니라 이제는 인터넷 성매매 산업(Internet sex industry)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루이스 시드바카 인신매매 퇴치담당 대사는 특히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탈북 여성들에 대한 인터넷 음란 채팅 문제는 끔찍하다고 말했습니다.

“web chat..

사창가에 팔리는 여성들은 때때로 손님들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거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지만 음란 채팅방의 여성들은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채팅방 탈북 여성들의 소재가 파악되고 탈출을 돕는 활동도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채팅방을 자주 찾는 한국인 남성 고객들이 탈북 여성과 친해지면서 사정을 알게 되고, 그 중 일부가 탈출을 도와 달라며 대북 인권단체나 선교단체에 문의를 한다는 겁니다.

두리하나 선교회 대표인 천기원 목사는 이런 문의를 통해 탈북 여성들과 전자 메일 등을 교환하며 소재를 파악해 여러 명을 이미 구출했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술집에 있는 여성들보다는 구출이 좀 더 쉽습니다. 단지 돈이 없어 빠져 나오지 못하죠. 운 좋은 여성들은 우리가 하나씩 구출하고 있기 합니다만.”

음란 채팅방에서 구출돼 올해 초 한국에 입국한 한 탈북 여성은‘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성폭행과 구타를 자주 당하며 2년을 아파트에 갇혀 음란 채팅을 강요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음란 채팅방에서 최근 단체들에 구출을 요청한 탈북 여성들의 사진을 보면 대부분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의 어린 여성들입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4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화되면서 중국 당국도 이들 음란 채팅 업체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연변이나 선양에 있는 업체들이 단속을 피해 산둥성 등 내륙이나 남쪽으로 장소를 옮기고 있다며, 그러나 탈북 여성들은 공안의 단속에 걸릴 경우 체포돼 강제 북송되기 때문에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의 루이스 시드바카 인신매매 퇴치담당 대사는 미-중 전략 대화에서 미 관리들이 이런 문제들을 제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탈북 여성들을 불법 체류자가 아닌 인신매매의 피해자들로 보고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