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말 미국에 대해 대북 영양 지원 규모를 늘리고 지원 품목에 쌀 등 식량도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새 지도부의 첫 대미 협상 반응으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측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애도 기간이 끝나기 전인 지난 달 말 뉴욕채널을 통해 미국에 대북 영양 지원 규모를 늘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영양식을 위주로 한 지원 품목에 쌀 등 알곡을 포함해 줄 것도 함께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내 외교 소식통은 9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대북 영양 지원 규모를 당초 24만t보다 많은 30만t 정도로 늘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이에 대해 지원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2008년 북한에 지원키로 약속했던 식량 50만t 가운데 미집행된 33만t 내에서 대북 지원 규모를 검토해왔습니다.

그러나 알곡 지원에 대해선 군대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고 영양제품에도 일정량의 알곡이 포함돼 있는 점을 내세워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교도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 달 28일쯤 뉴욕채널을 통해 쌀을 포함한 식량 지원을 요구했으나 미국이 이를 거절하고 영양 지원만을 제공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8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요구는 김정은 체제 하 북한 새 지도부의 첫 대미 협상 반응이라는 점에서 그 의도가 주목됩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 생전에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미국과의 3차 대화에 합의한 바가 있었기 때문에 북한이 김 위원장이 사망한 뒤 기존 입장에 어떤 변화가 있는 지 여부가 관심거립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요구가 미국과의 베이징 협상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새 지도부가 태도를 바꾼 것인지 두고봐야 한다면서도 대화 분위기를 근본적으로 뒤엎겠다는 의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도 더 많은 실리를 얻기 위한제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구두합의 파기 수순이라면 100만t이라든지 50만t이라든지 미국이 전혀 수용 불가능한 것을 수정제의해야 구두합의에 대한 파기 수순으로 볼 수 있는데 불과 4~5만t인데 이것은 협상에서 좀 더 많은 것을 획득하기 위한 하나의 협상전략적 차원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미국은 김 위원장 사망 전인 지난 달 중순 북한과의 베이징 협의를 통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분유와 비스킷, 비타민 등 영양보조식품을 1년간 24만t 지원하는 방안에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