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 간 교역이 지난 몇 년 사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20억 달러를 넘지 못하던 두 나라 교역액이 올해 말에는 6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급증하는 북-중 교역을 집중조명하는 특별기획을 마련했는데요, 오늘은 그 첫번째 시간으로 북-중 교역의 현황과 배경을 전해 드립니다. 보도에 이연철 기자입니다.

북한과 중국 간 교역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19억 7천만 달러에 그쳤던 두 나라 교역액은 2008년 27억8천만 달러로 1년 만에40% 이상 증가했습니다.

국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2009년 주춤했던 북-중 간 교역은 2010년 34억 6천만 달러로 사상 처음 30억 달러를 넘은 데 이어, 올해는 9개월 만에 벌써 4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특히, 두 나라 교역에서 북한의 대 중국 수출이 수입 보다 훨씬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9월 말 현재 대 중국 수입은 50% 증가한 반면, 수출은 1백30% 이상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대 중국 무역적자도 계속 줄어들어, 전년도 보다 2억5천5백만 달러 줄어든 5억4천6백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서울의 민간 연구기관인 삼성경제연구소의 동용승 연구전문위원은 북-중 간 지하자원과 에너지 교역이 크게 확대되면서 전체 교역액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수출하는 물자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석탄입니다. 그 다음에 철광석이라든지 대부분 지하자원으로 보여지고요, 그 다음에 북쪽에서 수입해 들어가는 물자들을 보게 되면 원유와 의류 이런 종류들이 많습니다.”

올해 9월 말을 기준으로, 북한의 대 중국 석탄 수출액은 8억 4천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백50% 이상 증가했습니다. 북한의 철광석 수출도 81% 늘어난 2억3천6백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원유 수입액은3억9천7백만 달러로 전년도 보다 58%나 늘었고, 휘발유 수입액은 1억2천만 달러로 1백26% 늘었습니다.  

동용승 전문위원은 특히 급증하는 북한의 대 중국 석탄 수출은 북한 내에서 석탄 생산이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북한 당국이 석탄 수출 관련 규제를 해제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미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의 딕 낸토 연구원은 중국도 북한의 지하자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 맞물려, 북-중 간 교역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제개발을 위한 지하자원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까지 진출하는 중국 입장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는 북한의 지하자원을 대규모로 수입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라는 것입니다.

낸토 연구원은 아울러, 잇단 도발로 국제적으로 고립된 북한이 경제적으로 거래할 곳이 중국 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5.24 대북 경제제재 조치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경제교역이 전면 중단됐고, 미국, 일본과의 관계도 최악인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북한의 경제적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올해 들어 북-중 교역은 급증하는 반면 남북 교역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9월 말 현재 남북 교역액은 북-중 교역액의 29%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최근 3차례 중국 방문도 북-중 교역 급증의 한 가지 배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두 나라 간 경제협력이 정부 주도로 전환되면서 북-중 교역도 더욱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북-중 간 교역이 특히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김 위원장 방중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 해 하반기 이후였습니다.

서울의 민간 연구기관인 IBK 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연구위원은 한국 정부의 5.24 조치로 남북 교역이 막히면서 일부 물량이 북-중 교역으로 대체되는 것도 북-중 교역이 증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남북 사이에 5.24 조치 이후에 교역이 많이 막혔잖아요. 그래서 북한으로서는 남쪽으로 반출하던 물량들을 중국으로 돌리면서 5.24 조치에 따른 대체효과로 중국과의 교역이 늘어나는 게 하나 있고요.”

특히 북한이 위탁가공교역을 통해 한국과 거래하던 섬유제품 교역이 중국으로 이동했습니다. 상반기 중 북한 섬유제품의 대 중국 수출은 1억7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240% 이상 증가했습니다. 북한의 섬유제품 수입도 관련 원부자재 수입 증가로 2억2천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도 보다 1백% 이상 늘어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북-중 간 교역액이 올해 말에는 무난히 50억 달러를 넘어 6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앞으로도 당분간 이런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중간 교역 급증세가 북한 주민들의 삶이나 북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