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해의 상징이었던 금강산 관광이 13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북한은 오늘(22일) 금강산 내 남측 자산을 처분하겠다며 남측 인원의 철수를 요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22일 금강산 지구에 있는 남측 부동산과 설비에 대한 법적 처분을 단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날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도국 대변인 담화에서 남한 당국이 남측 기업들의 재산 보호를 포기한 것으로 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따라 금강산 내 남측의 재산과 물자 반출을 21일0시부터 중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금강산에 있는 남측 인원들도 72시간 안에 철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금강산 내 남측 자산은 한국 정부와 관광공사 소유의 이산가족 면회소 등 5개 시설과 현대아산을 비롯한 남측 민간기업이 투자한 호텔과 골프장 등 모두 4천 8백억원에 이릅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남북 합의를 어기는 조치라며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강한 유감을 나타내고, 법적, 외교적 조치를 포함해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일방적 조치를 인정할 수 없으며,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는 바입니다. 앞으로 정부는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 하면서, 법적•외교적 조치를 포함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북한이 몰수, 동결한 남측 재산에 대해 매각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실제 매각 조치에 나설 경우 한국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북한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는 한편, 국가 간 상업분쟁을 조정하는 국제상사중재위원회에 북한을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 오는 10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에서 북측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북한이 사흘 안에 남측 인원이 철수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해선 신변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금강산 내 남측 인력은 시설 관리를 위해 남아있는 현대아산 직원 등 14 명으로, 23일이나 24일쯤 남측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현대아산도 북한의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이번 조치가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관광 재개만이 유일한 해결책인 만큼, 남북 당국이 조속한 관광 재개를 위한 협의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이 저희 입장입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으로부터 재산권 처리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을 듣고 한국 정부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북측과도 계속 협의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선 북한의 이번 조치가 3년 넘게 중단된 관광 재개를 압박하는 벼랑 끝 전술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산을 일방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마지막으로 통보한 것은 남측을 압박해 관광을 빨리 재개하라는 측면과 만약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관광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측면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북한은 앞으로 국제관광특구법에 따라 독자적인 관광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미국 등 각국 사업자를 모집해 추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남측 관광객의 피격 사망 사건으로 3년 넘게 관광이 중단되자 남측 자산에 대한 동결, 몰수 조치를 취한 데 이어 현대아산의 독점권을 취소하는 등 독자적인 관광 추진 움직임을 보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