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 과정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피터 휴즈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가 밝혔습니다. 2008년 9월부터 3년간 평양에 근무한 휴즈 전 대사는 이임 길에 한국에 들러 이같이 말했는데요, 자세한 소식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피터 휴즈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는 28일 현재 북한에서 권력승계 과정에 대한 보편적이고 전폭적인 지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휴즈 전 대사는 이날 서울에서 열린 한 언론 간담회에서 “평양에 머무는 3년 동안 김정은에 대해 후계자나 새 지도자라고 말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휴즈 전 대사는 북한 사람들은 중요한 행사가 열리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의 건강을 위해 건배를 하지만, 김정은에 대해 물으면 단지 ‘장군’이라고만 대답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공식적으로 권력승계가 진행되고 있고, 새로운 지도층들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그 예로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부상한 리영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들었습니다. 휴즈 전 대사는 재임 기간 중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화폐개혁을 언급했습니다.

또 화폐개혁이 실패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커졌지만, 중동의 민주화 혁명처럼 집단적으로 표출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경우 시민사회가 형성되지 않은데다 주민 통제가 워낙 심해 집단 행동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휴즈 전 대사는 또 북한이 국제사회의 바람대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휴즈 전 대사는 북한이 공언하는 ‘한반도 비핵화’란 말 속에는 ‘전세계에서 핵무기가 없어질 때까지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며 리비아가 외부 공습을 받은 것은 핵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는 북한 고위 간부들의 언급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휴즈 전 대사는 북한경제가 여전히 어렵지만, 평양을 중심으로 작지만 주목할 만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도로 곳곳에서 신호등이나 중국산 자동차를 볼 수 있는 가 하면, 경화가 통용되는 곳에선 외식하는 주민들도 종종 볼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중국과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중국산 옷과 화장품이 많이 유입돼 북한 여성들의 외모도 달라졌다며, 그러나 이 같은 변화들이 북한의 정책이나 사상 변화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휴즈 전 대사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인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치범 수용소나 처형, 고문과 같은 심각한 인권 유린이 북한 내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영국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측에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지난 주에도 북측 고위 간부들과 인권 문제를 언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