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이른바 `태양절’을 맞아 김 주석에 대한 찬양 분위기가 절정을 이뤘습니다. 전체적인 규모는 예년 수준이었다는 평가지만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의 정통성을 부각시키려는 행사들도 함께 펼쳐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15일 북한의 고 김일성 주석의 99번째 생일을 맞아 북한 전역에서 주민들이 총동원된 가운데 기념행사 등이 벌어져 김 주석에 대한 우상화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습니다.

태양절로 불리는 이날 북한 관영매체인 평양방송은 “김일성 동지의 탄생 99돌 기념 보고대회가 14일 각 도와 시 군에서 진행됐다”며 “대회에는 지방, 당, 정권기관, 근로단체 일꾼 그리고 각 계층 근로자들이 참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14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중앙보고대회에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선군정치를 통해 김 주석의 위업을 완성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선군의 기치 높이 위대한 김일성 동지의 주체혁명 위업 완성을 위해 억세게 싸워 나갑시다.”

태양절에 즈음해 며칠 전부터 김 주석을 기리는 정치 행사와 예술문화 행사들이 중앙과 지방에서 열렸습니다. 방송도 김 주석의 생전 모습을 연일 방영하고 있습니다. 평양거리 곳곳에는 김 주석의 선전그림이 나부끼고 김일성화 모양의 대형 전광판이 설치되는 등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도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할 러시아와 폴란드 등 옛 동구권 나라 문화예술계 인사 200 명을 전세기까지 마련해 평양으로 데려왔습니다.

하지만 올 태양절 행사는 규모 면에선 예년 수준이라는 평가입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식량난 등이 겹친 때문이기도 하고 김 주석의 100번째 생일을 맞는 해이면서 북한 정권이 강성대국의 해로 설정한 내년 행사를 보다 거창하게 치르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정영태 박사입니다.

“경제난이라든가 대외적으로도 녹록치 않은 그런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에 예행연습을 하는 그런 해임에도 불구하고 차분함을 보이는 것은 오히려 이상한 측면이라고 볼 수 있죠.”

이번 태양절은 단순한 김 주석 우상화를 넘어 권력 3대 세습의 정통성을 부각시키는 데도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의 찬양가로 알려진 ‘발걸음’이라는 노래가 지난 13일 100 여명으로 구성된 조선 국립교향악단 연주로 북한 대내매체인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됐습니다. 발걸음은 그동안 김정일 김정은 부자가 참석한 행사에서 여러 차례 연주되긴 했지만 TV로 방영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에 오르면서 후계자로 공식화된 이후 처음 맞는 태양절에 할아버지인 김 주석에 대한 충성심을 한껏 고조시키면서 동시에 권력 세습이 정당하다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입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일련의 리더십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을 요구하는 그런 식의 행사들이 좀 더 많은 게 올해 의미 있게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이와 함께 태양절을 앞두고 지난 13일 단행된 군 인사에서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 오일정 등이 상장으로 진급한 것도 김정은 친위세력을 만들기 위한 일환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